[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실패 없이 성공이 있겠습니까."
챔피언 팀을 만들어낸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 그는 이 말의 힘을 굳게 믿는다.
꼴찌팀을 맡아 5강→우승으로 이끈 젊은 명장.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어두웠던 시기, 실패의 더께가 켜켜이 쌓여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준비중인 2021 시즌. 스프링 캠프 운영 기조도 다르지 않다.
실패를 통한 배움.
야구인생의 새로운 스테이지를 꿈꾸는 젊은 선수들에게 던지는 이 감독의 메시지다. 실패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를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다. 새로운 불펜 요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대주 류진욱(25). 첫 등판이었던 2일 창원 LG전 1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등판을 거듭할 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2경기 연속 깔끔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원인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처음에 실패했으니까요. 폼이든, 릴리스든, 준비 과정이든, 마운드 운영이든,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대처한 결과라고 봐요. 두번째 게임부터 빠른 공 제구가 잡히더니, 어제(9일 대구 삼성전)는 제구가 된 변화구도 간간이 던지더라고요. 실패를 통해 자신이 뭘 잘 던지는지, 상대에게 야수에게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해 도약을 꿈꾸는 내야수 박준영(24)에게 전한 메시지도 다르지 않다.
9일 대구 삼성전에 교체출전한 박준영은 삼진과 병살타에 그쳤다.
"파울이 나고 볼카운트가 몰리다보니 안 됐던 걸 만회하려고 했고 결과가 좋지 않았죠. (실패하더라도) 잘 하는걸 타석에서 해야 답이 나옵니다. 좋은 걸 가지고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시합을 뛰고 있는 거거든요. 삼성 필승조 투수들 공을 쳐보는 건 큰 경험입니다. 연습 경기 때 좋은 공을 경험하고 실패하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죠. 필승조 공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를 실패 속에 알아가는 굉장히 좋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이동욱 감독은 최정원 도태훈 박준영 전민수 김기환 김민수 김주원 윤형준 박시원 등 새 얼굴에게 많은 실전 기회를 주고 있다. 투수 쪽도 류진욱 배민서 김태경 김태현 신민혁 박정수 등 신예에게 등판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실패를 통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자만이 정글의 무대에서 마지막 순간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실패해야 한다. 실패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믿고 온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실패가 두려워 뒷걸음질 치게 되면 결국 최종 무대는 아스라이 멀어진다.
새 얼굴 발굴에 애쓰고 있는 이동욱 감독의 확고한 판단 기준. 무수한 실패 속에 단단한 기반을 다져가는 다이노스의 현 주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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