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2주간의 자가 격리 후 불과 이틀. 안양 KGC가 플레이오프를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가 본격적으로 KGC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시간이다. 갖고 있는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준비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 준비만으로도 설린저는 팀을 위해 큰 힘을 발휘했다.
KGC가 새 외인 선수 설린저의 합류로 힘을 냈다. 서울 삼성에 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GC는 11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92대8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GC는 시즌 24승(20패)째를 기록하며 5위 부산 KT와의 격차를 1경기로 벌렸다. 반면 삼성은 3쿼터 초반까지 계속 앞서다가 뒷심에서 밀리면서 6강 진입 꿈이 흔들리게 됐다. 이제 6위 인천 전자랜드와의 격차는 3.5경기로 벌려졌다.
이날 KGC는 연패 탈출의 각오가 컸다. 특히 설린저가 처음 실전에 나서는 날이었다. KGC 김승기 감독은 신중했다. "설린저가 2주 격리 후 2일간 연습하고 실전에 나선다. 쉽지 않을 것이다. 적응까지는 3경기 정도 보고 있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차단했다. KGC 관계자는 "10~15분 정도 뛸 듯 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설린저는 전반에만 10분 29초를 소화했다. 1쿼터는 몸풀기였다. 3분 2초를 뛰며 수비 리바운드 1개와 3점 시도 1개를 기록했다. 2쿼터에 제대로 된 활약을 펼쳤다. 7분 27초 동안 11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도 2개를 시도해 1개를 성공했다.
설린저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건 전반을 통해 충분히 확인됐다. 하지만 KGC 다른 선수들은 설린저와의 호흡이 다소 어색한 듯 보였다. 결국 전반은 삼성에 리드당했다. 삼성이 전반을 46-39로 앞섰다. 아이제아 힉스와 김현수, 이동엽이 활약했다.
그러나 KGC가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재도가 중심이었다. 빠르게 상대 코트를 휘저어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자신이 돌파 후 슛을 올려놓기도 하고, 외곽으로 빼주기도 했다. 결국 3쿼터 7분 1초에 터진 전성현의 3점슛으로 KGC가 53-52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접전이 이어졌다. 결국 68-66으로 KGC가 약간 앞선 가운데 4쿼터가 시작됐다. 하지만 4쿼터 초반 승부가 갈렸다. 초반 3분간 변준형과 설린저, 문성곤이 연속 8점을 성공한 반면 삼성은 1점도 넣지 못했다. 10점차로 점수가 벌어지면서 삼성이 버거운 추격을 이어갔다. 아직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삼성이 잦은 실수로 기회를 날렸다. 5분 11초에 나온 힉스의 덩크실패가 대표적인 장면. KGC는 점점 여유를 찾았다. 결국 7점차 승리를 완성했다. 설린저의 최종 성적은 17득점-7리바운드-2어시스트였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