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제 19세 신인인데 벌써 경계 대상이 되는 것 같다(웃음)."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신인 내야수 고명준(19)을 떠올리며 흐뭇한 듯 미소를 지었다.
고명준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2차 2라운드로 SSG에 지명된 고명준은 제주 스프링캠프에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발탁돼 1군 경험을 쌓았고, 첫 외부 연습경기에서도 4안타 경기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롯데 투수들 대부분이 1군 주력 자원이었다는 점에서 고명준의 안타 가치는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좋은 상대 투수를 만나 안타를 만들었다"며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상황에서도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고 칭찬했다.
고명준은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상대 투수들이 워낙 좋은 선수들이다보니, 뒤로 몰리면 내가 불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3구 안에 승부를 내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1, 2루간이 넓어 '결대로 쳐보자' 생각했는데 그 코스로 안타를 만들어 보낸 게 좋았다"며 "첫 연습경기에 스타팅으로 나선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인데, 결과까지 만들어내 자신감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1, 3루 상황에서 수비 때 내 실수로 투수 보크 상황이 만들어진 장면이 있었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수비 대처 능력 등을 보완하기 위해 코치님들께 많이 물어보고 배우려 하고 있다"고 보완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명준은 자신의 모자에 '긍정, 자신감, 도전'이라는 글귀를 새겨 놓았다. 여전히 갈 길이 먼 신인의 데뷔 시즌이지만 주눅들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을 담았다. 고명준은 "내 생각대로 야구가 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은 날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때마다 글귀를 보면서 실망하지 않고자 노력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신인이고 배우는 단계"라며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님들이 알려주신 것들을 잘 가다듬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