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갖기로 한 한-일 축구대표팀간 친선 A매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태극전사들이 혹여나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팬들의 걱정이다. 또 왜 지금 시기에 일본 원정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는 반일 감정까지 드러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까지 이런 목소리가 올라왔다.
대한축구협회가 일본 쪽으로부터 이번 A매치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다. 축구협회는 벤투 A대표팀 감독 등과 다각도로 검토 끝에 제안을 수용했다. 벤투 감독은 오는 6월 재개되는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앞두고 손흥민 황의조 등 유럽파까지 모두 불러 최고의 팀으로 제대로 된 경기를 하고 싶었다. 코로나19로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태극전사들을 이렇게라도 소집하지 않으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선 거리두기 방역수칙 때문에 외국 팀을 국내로 초청해 A매치를 추진하는게 더 어려웠다. 7월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가 강한 일본은 특별한 경우에 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울산 현대 사령탑 홍명보 감독은 13일 포항과의 원정 경기 적진 인터뷰에서 "오랜만의 한-일전이다. 중요한 시점이고 곧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이 재개된다. 우리(클럽들)도 도와야 한다. 대표팀이 잘 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홍 감독은 울산의 지휘봉을 잡기 전 3년 정도 축구협회 전무로 일했고,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이끈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었다. 그는 누구 보다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잘 아는 전문가이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저런 얘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홍 감독 만큼 여러 입장을 두루 경험했고, 잘 아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의 의견은 경청할만하다.
홍 감독이 전무로 일했던 작년 11월, 벤투호는 오스트리아 중립지역으로 두 차례 멕시코 카타르와 친선 A매치를 했다. 당시 차출됐던 조현우 황희찬 등의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불상사가 있었다. 협회에서 최대한 조심했고, 방역 수칙을 준수했지만 환자가 발생했고, 사후 조치는 깔끔했다.
홍 감독은 "작년 11월 A매치 평가전 때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축구협회에는 그에 따른 매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위험성이 있지만 그래도 A대표팀이 FIFA A매치 주간에 경기를 치르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홍 감독은 "우리 울산 현대에서 몇명이 대표팀에 뽑혀나갈 지 모르지만 대표 선수들은 귀국 후 코호트 격리(7일)도 해야 한다. 돌아오면 바로 주말 K리그 경기가 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대표팀이 일본을 이겨준다면 K리그 열기가 더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25일 우리 태극전사들이 일본 적지에서 최정예로 나올 '사무라이'들을 반드시 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경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또 지난번 처럼 철저하게 방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유럽파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차출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여전히 A매치 한 경기를 치르는게 매우 복잡하고 리스크도 큰 작업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작년에 A매치를 단 두 경기 치렀다. 코로나19가 없을 때는 1년에 어렵지 않게 10경기 이상도 했다. 이제 우리는 조금씩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그동안 많은 희생과 인내를 해왔다. 이번 한-일전도 우려의 시선 보다 도전적인 자세로 접근하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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