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메이저리그의 KBO리그 행.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던 이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이야기였다.
지난 2월 초반 SSG 랜더스의 좌익수 자리는 무한 경쟁 체제였다. 오태곤, 정의윤, 고종욱이 주전 도약을 위해서 구슬땀을 흘려왔다.
이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가 SSG와 계약을 맺고 KBO리그로 왔다. 김원형 감독은 일찌감치 추신수를 2번 타자-좌익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원형 감독은 "본인이 어느 포지션에도 뛸 수 있다고 하더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뛴 포지션은 우익수였지만, 우리는 한유섬이 있다.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추신수의 한국행이 빨리 결정됐다면 한유섬에게 좌익수 훈련을 시킬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전 경쟁 입장에서 백업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 된 이들은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김원형 감독도 "(추신수와의 계약 소식을) 제주도에서 발표하는 순간 좌절하는 게 눈에 보였다. 어느 한 명은 눈도 안 마주치는 거 같더라"라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비록 주전은 아니지만, 이들 역시 팀에 모두 필요한 자원이다. 첫 마음은 좌절이었지만, 이들 역시 마음을 다잡았다. 김원형 감독은 "이틀 정도 지나니까 받아들이고 했던대로 열심히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김 감독은 "당장은 추신수가 주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 모두 다른 활용도가 있다. 팀으로서는 백업이 강해지는 느낌"이라며 "플래툰 시스템을 생각하지 않지만, 144경기를 혼자서 모두 소화하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추신수의 경우 지명타자 자리로 넣어서 체력 관리를 해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오태곤, 정의윤, 고종욱 모두 수비로도 나설 수 있다는 뜻이었다.
추신수 역시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추신수는 "특별하게 선수들과 이야기한 것은 없다. 1년 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한 선수가 다 뛰는 건 힘들다. 야구라는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항상 준비돼 있었으면 한다"라며 "항상 내자리도 아니다. 이런 경쟁이 있어야 더 나아질 수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은 아프겠지만, 잘 준비돼 있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