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배우 이광기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16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의 화요 초대석에는 배우 이광기가 출연했다.
이광기는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를 출간한 작가로 등장했다.
이광기는 "고민을 했었다. 석규(아들)를 떠나보낸 것은 슬픔이지만, 슬픔으로 끝내면 우리 가족은 쓰러지고 꽃은 시들고 시든 것은 죽음이지 않냐"며 "그것이 아니라 아이가 우리 곁에 없지만 아이를 통해서 극복하는 모습들이 보여진 것에 대한 감사함"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을 통해서 알지 못해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해준 고마움, 그것을 통해 하늘나라로 갔을 때 '석규아, 아빠 정말 나름대로 인생 멋지게 살아왔지?'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때 아들에게 박수 받고 싶은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이광기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언급했다.
이광기는 "아들이 감기 증상으로 열이 내리지 않아서 병원에 갔는데, 치료하다가 갑작스럽게 안 좋아졌다. 다음날 너무 갑작스럽게 가족 곁을 떠났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암담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원망을 많이 했다. 왜 하필 우리 아이를 선택하셨는지, 조금 더 빨리 큰 병원으로 가지 못했을까, 대처를 왜 이렇게 밖에 못했을까 생각이 들더라"며 "아내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시간들이 고통스럽고 원망스러웠다"고 했다.
이광기는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힘들었지만 그 당시 많은 분들이 힘이 돼 주시고 기도를 해주셨다"면서도 "위로가 되면서도 위로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때 과거 이광기가 아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이광기는 "아들이 2년 간 필리핀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귀국 후에 길거리 캐스팅이 됐다"며 "내가 배우인 것을 모르고 캐스팅 매니저가 아내에게 명함을 줬더라. 알고보니 내가 아는 분이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프로필을 찍고 싶다고 해서 겸사겸사 만났다. 가족사진도 찍으면서 아이의 프로필을 찍게 됐다"며 "프로필이 나오고 난 뒤에 아들의 영정사진이 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광기는 아들의 사망 신고도 못했다고. 그는 "정해진 기간 안에 사망신고를 해야 하는데, 사망신고를 할 생각을 못했다. 취학예비통지서가 날라오더라. 우리 아이는 없는데"라며 "그때가 참담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사망 보험금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매일 눈물만 흘렸다"면서 "그때 아이티에 지진이 났다. 아이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힘들더라. 아들의 작은 보험금이 나에게는 슬픔이고 아픔이지만, 저들에게는 기쁨이고 선물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이후 이광기는 전액을 기부했다.
이광기는 직접 아이티로 향해 그곳 아이들을 만나고, 모금 활동을 돕기도 했다. 이때 당시 이광기의 모습이 등장, 그는 아들이 그린 그림이 새겨진 티를 입고 있는 아이티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 눈물을 흘렸다.
이광기는 "자식을 떠나보내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만, 너무 잊혀지면 너무 서운하다"고 했다. 그는 "꿈에서 아들이 아이티 바닷가에서 뛰어오더라. 꿈 속에서 아들을 안았다. 눈물을 흘리니까 아들이 닦아주더라"며 "아들이 '너무 잘 있어요. 나 행복하니까 그만 울어요. 내 친구들 많이 도와줘요'하더라. 그때부터 아이티를 돕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광기는 "아들이 모든 스토리를 만들어줬다. 인세 계약을 하는데, 내가 인세 받으면 뭐하냐. 내가 쓴 책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며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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