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도쿄 가고 싶어요. 선수들도 도쿄 가고 싶어요."
콜린 벨 여자축구 A대표팀 감독이 간절한 한국어로 도쿄올림픽을 향한 강렬한 열망을 내비쳤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A대표팀은 내달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에 결집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해 2월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1위에 올랐다. B조 2위 중국과 홈 앤드 어웨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단 한 팀만이 도쿄행 티켓을 획득한다.
중국과의 PO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해 2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4월로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치러지게 됐다. 4월 8일 고양에서 1차전, 4월 13일 중국 쑤저우에서 2차전이 열린다.
사상 첫 올림픽행의 명운이 걸린 이번 소집에 벨 감독은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인천 현대제철), 베테랑 미드필더 권하늘(보은 상무)과 캡틴 김혜리(인천 현대제철)를 비롯해 지소연(첼시),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등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에서 뛰고 있는 유럽파 에이스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최종엔트리 20명을 놓고 28명이 경쟁한다.
벨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팀에 빨리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소현 선수 같은 경우는 내가 온 이후 한 경기도 함께 하지 못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팀과 함께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파 소집 시기와 관련해 "현재 구단들과 소통하고 있다. 해외파 선수들의 조기차출을 조율중이지만 언제 합류할지는 논의중인 사항이라 코멘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피셜하게는 4월 5일부터 차출 가능하다. 구단과의 협의가 잘 이뤄져 조기차출이 가능하다면 우리 팀에는 보너스같은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인터뷰 내내 "고강도!"라는 한국어를 수차례 반북했다. 중국전이 사상 유례없는 고강도의 체력적으로 힘들고 거친 경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나, 고강도"를 강조한 후 "1년간 경기가 없어 분석이 쉽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체력적으로 강한 팀이고 몸싸움도 거칠 것이라는 점이다.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고강도 훈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8명의 소집 명단 가운데 훈련후 최종 20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8명을 솎아내는 기준에 대해 벨 감독은 "훈련중 가장 좋은 인상을 남기는 선수들이 함께 가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파워와 스피드다. 여기서 스피드는 신체적인 스피드뿐 아니라 생각의 스피드를 의미한다. 똑똑해야 한다"고 답했다.
여자월드컵 2회 연속 진출, 아시안게임 3연속 동메달 등 획득한 여자축구 황금세대들에게 올림픽의 꿈은 간절하다. 20년 가까이 축구를 하면서 유일하게 못밟아본 무대다. 어느새 30대 초중반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이번 플레이오프는 '마지막'과 같은 간절한 도전이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벨 감독은 "마지막은 아니다. (캡틴)김혜리는 향후 10년은 거뜬할 것같다"며 웃었다. "마지막은 아니지만 좋은 찬스임에는 틀림없다. 모두 함께 올림픽에 갈 수 있도록부정적인 부담감보다는 긍정적인 부담감을 즐기면 좋겠다"고 했다. 영국인 감독은 또렷한 한국어로 힘주어 말했다. "저는 도쿄 가고 싶어요. 우리 선수들도 도쿄 가고 싶어요."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PO 대비 최종 훈련 소집 명단
▶골키퍼=김정미(인천 현대제철), 윤영글(경주한수원), 강가애(세종 스포츠토토)
▶수비수=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홍혜지(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스포츠토토), 박세라, 이세진(이상 한수원)
▶미드필더=지소연(첼시), 조소현(토트넘), 이민아, 이영주(이상 현대제철), 권하늘(보은상무), 권은솜(수원도시공사), 장창(서울시청), 조미진(고려대)
▶공격수= 강채림, 손화연, 최유리(이상 현대제철), 이금민(브라이턴), 여민지, 김상은, 서지연(이상 한수원), 전은하, 추효주(수원도시공사), 이은영(고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