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서울-수원의 봄이 온다.'
K리그의 대표적 흥행상품인 '슈퍼매치'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21일 올 시즌 첫 슈퍼매치인 수원 삼성-FC서울전이 끝난 뒤 양팀 관계자들은 "이제 '슬퍼매치'는 잊어달라"고 입을 모았다. 통산 93번째 슈퍼매치는 서울의 2대1 역전승으로 끝나면서 36승24무33패로 서울의 근소한 우위가 유지됐다.
'슬퍼매치'는 지난해 수원과 서울이 우울한 상황에서 관심도 뚝 떨어지는 슈퍼매치를 치르며 생긴 '조롱'이었다. 당시 수원과 서울은 역대 처음으로 그룹B에서 슈퍼매치를 치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수원, 서울 모두 초반 상승세를 달리는 가운데 슈퍼매치가 열리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슬퍼매치'를 날려버릴 수 있는 희망적인 흥미 요소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슈퍼매치의 수원월드컵경기장 총 관중은 3311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중 입장 제한 지침에 따라 총 수용 인원 4만3000여석 중 3300여석만 판매했는데, 올 시즌 가장 빠른 이틀 만에 티켓이 매진됐다. 지난달 28일 광주FC와의 홈 개막전 관중(3258명)보다 많았다. 관중 제한이 없었다면 올 시즌 현재 최다 관중 기록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였다.
경기장에 갈 수 없으니 팬들의 관심은 포털사이트 동영상으로 몰렸다. 여기서 의미있는 집계가 나왔다. 한 포털사이트가 집계한 국내축구 '주간 TOP10' 영상을 보면 이번 슈퍼매치 관련 영상이 1∼3위를 점령하는 등 총 7개에 달했다. 누적 조회수는 22만회를 넘었다.
여기에 다음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스토리도 더해졌다. 스토리의 선두 주자는 서울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수원 팬들 가슴에 비수를 꽂는 동점골로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그가 리그에서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뒤 박건하 수원 감독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다음 슈퍼매치가 기대된다"고 말해 선의의 경쟁의식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박 감독이 다음 슈퍼매치를 바짝 벼를 수밖에 없게 된 점도 흥미롭다. 박 감독은 '슈퍼매치 사나이'의 원조다. 1996년 수원 창단 멤버인 그는 정규리그 첫 슈퍼매치였던 그해 6월 16일 서울(당시 안양 LG)전에서 1골-1도움으로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슈퍼매치 최다득점 공동 3위(6골), 최다도움 2위(5개) 기록을 보유한 박 감독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슈퍼매치 7경기에서 수원은 3승2무2패의 우위를 보였다. 수원에 몸담았던 2006년까지를 보더라도 수원은 21승11무14패로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수원 감독으로 부임한 뒤 1승2패, 선수 시절과 반대 양상을 보인다. 1996∼1999년에 최고의 '서울 킬러'였던 박 감독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대목이다.
새로운 스타 탄생도 있다. 수원의 신인 공격수 정상빈(19)과 서울의 새용병 팔로세비치(28)다. 정상빈은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데뷔골에 이어 이번 슈퍼매치 데뷔전서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팔로세비치는 데뷔전부터 2도움을 기록해 데얀(40)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을 거쳐 서울로 이적한 데얀은 2008년 슈퍼매치에 데뷔해 6경기 연속 침묵하다가 2010년 4월 4일 3도움으로 3대1 승리를 이끈 뒤 슈퍼매치 최고 용병 반열에 올랐다. 그가 남긴 기록은 공격포인트 랭킹 2위(9골-4도움)다. 데얀이 29세가 되던 해에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팔로세비치가 앞으로 데얀을 능가할 시간은 충분한 셈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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