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IBK기업은행의 파격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기업은행의 백업 세터 김하경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 승리에 귀중한 힘을 보탰다. 김하경은 22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세터로 나서 팀의 세트스코어 3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의 승부수는 김하경이었다. 주전 세터 조송화 대신 김하경의 선발을 결정했다. 5~6라운드 흥국생명에 잇달아 셧아웃 승리를 거둘 때 김하경이 펼쳤던 플레이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이전부터 조송화의 컨디션이 좋진 않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쉰 기간도 있어 연습이 부족한 점도 있었다. 김하경에게도 기회를 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하경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경험이 많진 않지만, 잘 준비를 해온 선수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 있게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김하경은 이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경기후 "항상 뒤에서 연습하며 열심히 해줬다. 조송화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믿었던 부분이 있다. 그동안 열심히 해온 부분이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레프트 표승주도 "(김)하경이가 많이 떨렸을 텐데 잘 이겨냈다. 부담감을 떨치고 잘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하경은 "오늘 점심 때 선발 출전 사실을 알았다. 많이 놀랐다"며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막상 될 줄은 몰랐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첫 세트에선 긴장됐는데 동료들이 '괜찮다. 재미있게 후회 없이 하자'고 말해줘 조금씩 풀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신의 플레이를 두고는 "50점 정도"라며 "서브가 잘 된 것 같다. 토스는 공격수들과 잘 안 맞았는데 처리를 잘 해줘서 자신 있게 올릴 수 있었다"고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내가 어떻게 플레이 해야 할 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하경은 2017년부터 2년간 기업은행을 떠나 실업팀 대구시청에서 뛴 바 있다. 그는 "예전에 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팀을 떠난 적도 있지만, 더 이상 후회를 남기지 않고자 했다. 부모님의 응원도 힘이 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3차전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화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