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7일 오후 에어앰뷸런스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서울 시내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신 감독은 이달 초 자카르타에서 22세 이하 대표팀 훈련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선 지난해 말부터 선수, 현지 지원스태프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 3월 들어 한국 코칭스태프들도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동고동락해온 신 감독 역시 8~9일경부터 인후통, 근육통, 식욕 부진 등 증상을 느꼈지만 음성판정이 계속 반복되다 20일 네 번째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종합병원에 입원한 신 감독은 코로나19 확진과 별개로 지병이 악화된 사실을 발견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폐에 일부 물이 차는 등의 증상도 나타났다.
신 감독은 지병 치료를 위해 한국행을 희망했다. 코로나19 음성판정으로 입국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항공편으로 이동시 기압이 오르내릴 경우 폐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진단에 따라 의료진과 의료 시설이 탑재된 에어앰뷸런스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에어앰뷸런스를 자비로 대절한 신 감독은 28일 오후 8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해 이날 밤늦게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인도네시아대표팀은 6월 8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신 감독은 한국에서 건강을 회복한 후 자카르타에 복귀할 뜻을 표했다.
한편 이날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신 감독이 가족들을 만나길 원해 일시 귀국에 합의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PSSI는 현지 매체 볼라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도 "신 감독은 20일부터 자카르타 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강도 높은 치료를 통해 치료가 잘 진전돼 퇴원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회복됐으며 아무런 증상도 없다. 그저 휴식이 필요한 상황으로,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행을 희망해 협회가 이에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안이한 상황 인식 및 대처는 아쉽다. 지난 1월 코로나가 재창궐한 와중에도 대표팀의 스페인 전지훈련을 강행했던 협회다. 단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민간항공기도 아닌 1억3000만원이나 드는 자비를 들여 에어앰뷸런스를 대절할 사람은 없다. 그만큼 한국행의 이유, 치료의 필요성이 절박했다는 반증이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U-19, U-23, A대표팀을 바지런히 오가며 자국 대표팀을 위해 헌신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지병까지 악화된 외국인 감독의 긴급수송을 지원하지 않았다. 신 감독이 자카르타의 병원에서 머문 일주일간의 치료비만 협회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