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강수일(34)의 K리그2 안산 그리너스행이 임박했다.
31일 K리그 선수등록 마감 기일을 앞두고 안산 구단이 강수일과 곧 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K리그1 광주, 강원 등의 문을 두드려온 강수일이 결국 안산에서 6년만에 리그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강수일은 2010년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 음주폭행 사건에 휘말려 임의탈퇴 징계를 받았고 2011년 임의탈퇴 해제 후 제주 유나이티드에 이적했다. 2015년 6월 리그에서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A대표팀에 승선, 태극마크를 달며 '다문화 꿈나무 선수'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했지만 A매치 직전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으로 인해 추락했다. K리그 15경기 출전정지 처분과 함께 자격정지 2년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기간 중이었던 그해 8월 음주운전이 적발됐고 동승자와 자리바꾸기를 시도한 혐의까지 드러나며 팬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결국 제주 구단이 임의탈퇴를 결정했고, 이후 강수일은 일본, 태국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강수일은 2017년 일본 J리그2 자스파구사츠 군마에 입단했지만 군마가 J3로 강등되면서 2018시즌 태국 라치부리로 이적했다. 라치부리에서 26경기 13골 4도움을 기록했고, 2019년엔 일본 도쿄 베르디에서 3경기를 뛰었다. 2020년 태국리그 뜨랏에서 4경기 1골을 기록한 후 7월 계약해지됐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제주가 임의탈퇴 처분을 해지하며 K리그 복귀 길이 열렸다. 강수일은 지난 1~2월 광주, 강원 동계훈련 캠프에서 테스트를 받으며 K리그 재입성을 줄기차게 노렸으나 여론의 압박에 떠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강원FC 서포터 '나르샤' 등 팬덤은 "자라나는 축구 꿈나무들에게 이러한 위법행위는 절대 용인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K리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법행위는 더이상 용서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상기시켜 이러한 일들이 되풀이되는 현상이 없어져야 한다"며 극렬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스포츠 스타의 인성에 대한 도덕적 잣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다. 음주, 폭력에 대한 사회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 잣대가 강화되고, 20년 전 잘못까지도 샅샅이 찾아내 검증하고자 하는 시대다. 스포츠 팬들의 시선 역시 더욱 엄정해진 가운데 '시민구단' 안산이 등록 마감 하루 전 여론의 압박을 무릅쓰고 강수일과의 계약을 급추진중이다. 강수일은 이미 안산 훈련장에서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인천대와의 연습경기에선 해트트릭도 기록했다.
강수일측은 29일 프로축구연맹에 선수등록시 납부해야할 제재금 액수도 확인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500만원 벌금과 10경기 출전정지 징계가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황. 안산 유니폼을 입은 후 10경기에 나설 수 없으며, 벌금 500원에 미납으로 인한 연 20%의 이자를 추가납부해야 한다.
현재 강수일을 돕고 있는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김훈기 사무총장은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을 했지만 강수일이 깊이 참회하고 있다. 결국은 팬들이 판단하실 부분이다. 선수 역시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팬들에게 운동장에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협 또한 제2의 강수일이 나오지 않도록 선수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