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추신수(39·SSG 랜더스)의 시범경기 포인트는 '적응'이었다.
빅리그에서 16년을 뛴 슈퍼스타지만, KBO리그는 첫 도전이다. 추신수 스스로도 "배우면서 적응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추신수는 SSG가 치른 7차례 시범경기에 모두 출전해 컨디션 및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
추신수는 7경기서 총 22회 타석에 섰다. 2번 타자로 4회, 3번 타자 역할을 3회 맡았다. 지명 타자로 4경기를 소화했고, 외야 수비(좌익수 2회, 우익수 1회)도 나서기도 했다. 22차례 타석에서 우완 투수와 14번, 좌완 투수와 7번 만났고, 언더핸드 투수와도 한 차례 대결했다.
시범경기 기록은 18타수 5안타 4볼넷 6삼진 4타점 2득점. 표본 자체가 적어 타율이나 출루율, 장타율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SSG를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은 추신수가 타석에 설 때마다 공략법을 치밀하게 연구할 수밖에 없다. 타석에 서는 매 순간 추신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시범경기에서의 추신수 타석당 투구수는 3.86개. 3구 이내 승부가 45%로 절반에 못 미쳤다. 가급적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는 쪽을 택한 부분도 있지만, 미국 시절에도 타석당 많은 투구수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유형으로 꼽혔던 추신수의 스타일도 어느 정도 작용한 모습이다. 22차례 타격 기회에서 안타-범타 통틀어 배트에 맞춘 공은 총 12개다. 땅볼이 58%(7개), 뜬공이 42%(5개)로 엇비슷한 수치. 하지만 직구-변화구 공략 비율에선 75%(9개)-25%(3개)로 큰 차이를 보였다.
추신수는 총 6번의 삼진을 당했고, 4개의 볼넷을 골랐다. 직구 삼진 비율은 33%(2회), 변화구 삼진은 67%(4회)였다. 볼넷은 직구-변화구가 각각 2회씩(50%) 동일한 수치였다. 감각 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추신수의 타격, 결정구로 변화구를 택한 국내 투수들의 선택이 작용한 결과다.
추신수는 스트라이크존 상하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배트에 맞춘 12개의 공 중 67%(8개)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위-아래로 걸친 공이었다. 특히 실투성 투구에는 여지없이 안타를 만들어 내는 집중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몸쪽 낮은 코스의 직구, 변화구에는 좀처럼 배트를 내밀지 않았다.
다만 바깥쪽 낮은 코스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바깥쪽에 형성된 두 개의 직구는 모두 범타(땅볼)에 그쳤다. 올 시즌 적응 최대 관건으로 꼽혔던 존 바깥으로 휘는 변화구에도 두 차례 삼진을 당했다.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한 차례 삼진을 당했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의 시범경기 성적에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앞서 추신수가 완전체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팀 합류 후 짧은 훈련을 거쳐 곧바로 실전에 나선 만큼, 100% 컨디션에 도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을 워낙 잘 보는 선수인 만큼, 경기를 하면서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규시즌에 돌입해 실전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야구계에선 추신수가 올 시즌 3할 타율-20홈런 이상-4할대 출루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몸풀기를 마친 추신수의 진가가 드러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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