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하나원큐 K리그1 2021'을 앞두고 FC 서울 중원에 대해 한 가지 우려가 나돌았다. '발이 느린 편인' 기성용(32)과 오스마르(32) 중원 조합이 기동성에 문제를 보일거란 걱정이었다.
기우였다. 서울은 개막 이래 중원에 기동성 문제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중원의 힘을 바탕으로 4승 2패 승점 12점을 따내며 2위로 치고 올라섰다. 지난시즌 많은 논란 끝에 9위로 마친 서울은 6라운드 현재 전년 대비 가장 많은 7계단을 점프한 팀이다.
평균신장이 1m90에 육박하는 '기·스마르'는 중원을 든든히 지키며 특유의 볼 컨트롤 및 패스능력을 바탕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분담했다. 기성용은 한발 더 나아가 팀내 최다인 3골을 넣으며 공격에도 크게 기여했다.
2014년 서울에 입단해 올해로 상암 7년차인 오스마르는 3월 31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은 팀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팀이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진섭 감독은 모든 것을 더 심플하게 만들고, 이해가 쉽게 설명한다"고 서울 돌풍의 비결을 설명했다.
기성용과 호흡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저희가 같이 뛰는 것에 대해 의심을 했던 걸로 안다"며 "저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팀에 최상의 옵션을 제공할 지에 대해 방법을 찾기 위해 훈련장 안팎에서 열심히 소통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잘하는 플레이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다 보니 서로 빛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실수를 해선 안되고, 경기장에서 항상 영향력을 끼쳐야 하며,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예전엔 팀내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었는데, 이젠 기성용과 그러한 책임감을 나눠 짊어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본인도 기성용 덕을 보고있다고 말했다.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렇게 반박했다. "GPS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기성용과 나의 활동량이 늘 최상위권이다. 빠르진 않아도 팀을 위해 많이 뛰고 있다"며 "K리그가 활동량을 중시하는 건 알지만, 그 이상을 봐줬으면 좋겠다. 빠르지 않다고 해서 좋은 선수가 아닌 것은 아니다. 지능적으로 경기를 하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기성용과 나는 기술, 리더십 그리고 지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내 머릿속엔 체스판이 항상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스마르'의 대포알 중거리 슛은 서울이 내세우는 최대의 무기다. 강력한 슛 한 방으로 상대를 위협하고, 상대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서울쪽으로 가져온다. 두 선수의 중거리 슈팅 능력을 알고 있는 상대팀 감독은 2선 미드필더를 공격적으로만 활용하기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오스마르는 "기성용이나 나나, 기회가 왔을 때는 항상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시도하려고 한다. 득점할 수 있다면 팀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이 3경기 연속골로 조명을 한껏 받고 있지만, 서울의 '리얼 키맨'이 오스마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지난해 오스마르가 장기부상으로 팀을 떠나있는 사이 팀이 흔들렸던 걸 떠올리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닌 듯하다. 서울 통산 리그 200경기까지 6경기를 남겨둔 오스마르는 "작년에는 서울 입단 후 처음으로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팀을 돕고싶은 마음에 일찍 복귀했다가 같은 부위에 또 부상을 당했다"며 "서울과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도 기쁘다. 200경기 그 이상을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