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5일 전주 KCC가 타일러 데이비스의 시즌대체 선수로 조 알렉산더를 등록했다고 공시했다. 알렉산더는 오는 9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돼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로써 KCC는 통합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사실 알렉산더가 KCC의 정규 우승에 크게 공헌했던 데이비스만큼 활약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애런 헤인즈에 이어 알렉산더를 발 빠르게 영입해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다. 이제 한숨을 돌리고 보니 힘들었던 '그때'가 추억처럼 떠오른 모양이다. KCC 관계자는 "이제는 말 할 수 있다"며 데이비스로 인해 가슴 졸였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데이비스가 갑자기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한 것은 지난달 10일쯤이다. 1년 전 연골 파열 수술을 받은 부위였다. 충격으로 다친 게 아니여서 휴식-재활을 거치면 PO 출전에 지장은 없어보였다. 병원 진단도 그렇게 나왔다. 한데 이게 웬걸. 데이비스가 미국 집으로 돌아가 치료받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시작한 것.
처음에 KCC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는 그가 한국에서 단물 빼먹고 자기 몸 관리를 위해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다. 그동안 순둥이처럼 따라와 준 태도와는 정반대로 돌변하니 더욱 그런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당초 입장은 4주간 재활할 때까지 보내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오래 갈 것 같았다. 하지만 데이비스 그 달 21일 출국했다. KCC가 굳이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다. 예상보다 빨리 데이비스를 놓아 준 데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먼저, 억지로 데리고 있다가 4주 뒤 출전 가능 진단을 받았다고 치자. 미국행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도 없을 것이란 보장이 없었다. 24세로 경험이 부족한 데다, 성격도 내성적이어서 한 번 토라지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를 일. 되레 중요한 PO 무대에서 팀을 망칠 우려가 높아보였다. 구단으로선 실리를 생각해야 했다.
두 번째. 데이비스의 입장도 곰곰이 생각했단다. 앞날 창창한 선수가 생애 가장 큰 수술을 받은 부위에 또 통증을 느끼니 공포감은 어땠을까. 무작정 미국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수술받았던 병원에서 정확하게 치료받고 싶다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렇게 역지사지를 해보니 전혀 용납못할 일은 아니었단다. 결국 KCC는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KCC 관계자는 "데이비스가 이번 일뿐 아니라 엉뚱한 플레이로 팀을 힘들게 한 적도 많았지만 좋았던 추억만 간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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