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반등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외국인 투수를 향해 키움 히어로즈가 냉정하게 칼을 빼들었다.
키움은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동시에 제이크 브리검과 연봉 48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등 총액 53만 달러(이적료 별도) 계약을 발표했다.
지난 3일 개막 후 12일 만에 날아온 외인 교체 소식. 아직 10경기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과감한 결단이었다. 그만큼, 스미스를 향해서는 '반등 기대'가 없었다는 것이 키움의 판단이었다.
키움은 지난 4년 간 뛰었던 브리검을 대신해 스미스를 영입했다. 에릭 요키시와 함께 원투펀치로 자리를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키움의 기대는 어긋났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우선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이 채 나오지 않았다. 변화구도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시범경기 두 경기에서 8이닝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개막전에서도 아쉬운 모습은 이어졌다. 7일 KIA전에서 3이닝을 던져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스미스를 향한 기대치가 바닥으로 향했을 때 깜짝 반전이 있었다. 13일 LG전에서 스미스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틀 뒤 스미스의 방출 소식이 전해졌다. 보이는 성적은 좋았지만, 타구의 방향 등 내용은 좋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홍원기 감독은 "외야에 가는 큰 타구가 많았다. 제구나 땅볼 비율이 향상될 거 같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의 교체 작업은 일찌감치 진행돼 왔다.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등판을 한 스미스는 4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겉으로 보이는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위나 제구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 키움 스카우트들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미스가 KBO리그에서 통하지 않을 조짐이 보이자 실패를 인정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한현희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시기와 맞물리게 해 선발진 공백을 최소한으로 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현재 안우진이 2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확실한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더 있어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었다. 우리팀에 필요한 외국인 선수는 4선발이 아니다. 적어도 경쟁력 있는 2선발이 있어야 한다"라며 "한현희가 돌아오는 시점이기도 한 만큼,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대체선수 후보 중에는 현재 미국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도 있었다. 에릭 요키시와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룰 수 있는 선수였다는 것이 키움의 설명이다.
시간이 문제였다. 스카우트팀 직원이 미국으로 넘어가서 협상을 벌이고, 계약을 맺고, 추후 2주 간 자가격리까지 감안하면 최소 두 달은 돼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좋지만, 적응 문제도 걸렸다.
'구관이 명관'이었다. 스미스를 영입하면서 내보냈던 브리검을 다시 영입했다. 브리검은 KBO리그에서 4시즌을 뛰면서 43승(23패)을 거둔 보장된 카드였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건강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키움 선수단과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 요소였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선수를 다시 데려온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브리검은 올해에는 대만 웨이취엔 드래곤스에서 뛰며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0.63으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건강하면 언제든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 교체가 필요한 구단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였다. 키움은 확실한 2선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브리검의 합류는 5월 중순 정도가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브리검은 4월 30일까지 현 구단과 계약이 맺어져 있어 5월 2일 한국에 올 예정이다. 키움은 "자가격리 기간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달해 최대한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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