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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TPO라는 말이 있다. 드레스코드를 의미하는 패션 용어가 사회 전반에 걸쳐 쓰임새가 확대된 경우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는 행동을 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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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다. "롯데가 올해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란다"는 인사 치레 말고, "부산 발전을 위해 2030엑스포 개최권을 따내자"는 얘기 말고, 박형준 시장이 준비했어야하는 말은 엄연히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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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야구장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와 잠실야구장에 이어 국내 3번째로 오래 되고, 가장 열악한 야구장이다. 해변 돔구장 같은 뜬구름 잡는 약속이 필요한 게 아니다. 아직 타당성 조사도 안한 새 야구장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지금 있는 시설을 새단장하고, 퀄리티 대비 터무니없이 높은 임대료를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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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리가 없다. KBO는 선거를 앞두고 시장 후보들에게 '신축구장 추진 검토를 위한 타당성 조사', '사직구장 시설 개선 및 개보수 관련 부산시 지원',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급감에 따른 구장 사용료 추가 감면'을 요청했다.
"부산은 야구의 도시", "좋은 야구장은 시민의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 "도심속 랜드마크, 부산 야구 중흥의 촉매제, 시민들의 휴식 오락공간" 같은 공허한 수식어만 가득했다. 선거에 임하는 부산 정치인들이 야구장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KBO는 사직구장 시설 개선과 구장 사용료 감면의 경우 박형준 시장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안도 제시했다. 시설 개선의 경우 "구단이 중장기적 계획 하에(5년 이상) 선투자해 진행하고, 부산시에서 경기장 위탁료에서 차감하는 형식"을 제안했다.
또 지난해 19억 4000만원에서 33억 7000만원으로 무려 42.4% 인상된 구장 사용료에 대해서는 "정상적 리그 운영을 전제로 평가된 만큼, 코로나19 상황과 지난 40년간 부산 시민 여가에 기여한 바를 감안해 전액 감면 또는 그에 상응하는 손실 금액 대폭 보전 등 적극적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박형준 시장은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국내 제 2의 도시 부산을 관리하는 박형준 시장의 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스로의 말처럼 "시민들의 즐거운 쉼터, 놀이터, 휴식처"를 만들고 싶다면, 부산시장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굳이 야구장 신축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