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러다 전문 패전처리 '이도류'가 나오는 건 아닐까.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내 놓은 메이저리그식 야수의 투수 등판이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졌다. 상황에 따라선 다른 구단도 실행을 할 수도 있다.
한화는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전서 1-14로 뒤진 9회초 수비 때 내야수인 강경학과 외야수 정진호를 투수로 올려 4점을 더 내주고 경기를 마쳤다. 당시 선발 장시환이 3이닝만에 내려갔고 이후 김종수 윤대경 윤호솔이 이어던졌다. 이미 승부가 기운 경기에서 투수의 추가 소모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신선하게 여기는 팬들이 많았다.
18일 다시 한번 야수의 투수 등판이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3명의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것. 선발 앤더슨 프랑코가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이후 김건국과 박진형 오현택이 막아봤지만 역부족. 0-12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롯데 허문회 감독은 7회초 1사후 외야수인 추재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 내야수 배성근과 오윤석이 등판했다. 다행히 롯데의 야수 투수진은 삼성에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고 경기는 0대12로 끝났다.
이날 한화의 정진호는 시즌 두번째 등판을 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서 한화가 선발 김범수의 조기 강판으로 인해 신정락-윤대경-김종수-정우람-윤호솔 등 5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 한 뒤 8회말 2사 3루서 정진호가 올라온 것. 정진호는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군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후 KBO리그 공식 사이트의 추재현과 배성근 오윤석의 프로필엔 투수 성적란이 새롭게 생겨났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3경기는 모두 토요일이었다. 이전 4경기서 불펜 소모가 있는 상황에서 선발이 일찍 무너지며 불펜 투수들이 또 대거 나와 과부하에 걸리자 일요일 경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야수를 내보냈다.
예전 같으면 기존 투수들이 나와서 막은 뒤 다음날 부진했던 불펜 투수를 2군으로 내리고 2군에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콜업해서 불펜진을 정비하거나 일요일 한 경기만 더 하면 하루 휴식을 하기에 불펜진을 그대로 뒀다.
이렇게 10점차 이상 대패하는 경기에서 야수가 투수로 나오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을 듯. 아무래도 다음 경기를 위해 투수를 아껴야하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허 감독이 국내 감독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에 다른 감독들도 부담없이 그 작전을 쓸 수 있다.
정진호는 벌써 두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이렇게 하다간 올시즌 10번 이상 마운드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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