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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는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7회 구원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생애 첫 승을 따냈다. 2002년 7월 1일 롯데의 2차 1라운더로 지명된 이래 6864일, 2008년 프로 데뷔 이래 14년만의 첫승이다. 36세 8개월 21일, KBO리그 역대 최고령 데뷔 첫승 2위(1위 2012 박찬호) 기록으로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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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150㎞ 안팎의 직구를 씽씽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당연히 젊은 시절에는 더 강한 공을 뿌렸다. 하지만 김대우가 1군 투수로 거듭난 이유는 '멘털 유지'가 결정적이다. 아쉬움이 길어지면 흔들림도 길어진다는 것. 스스로의 절실한 체험이 담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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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전에서 5타자 연속 볼넷을 줬다.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1군 올라올 때마다 그 경기 생각이 났다. 이젠 실수해도 금방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다신 안 나올 기록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역대 2번째로 나왔더라(NC 다이노스 김영규). 어린 선수니까, 빨리 잊어버리고 좋은 투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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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전향과 투수 재전향을 거친 2019년, 김대우는 1군에서 단 한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때까지 투수로서의 성적은 단 9경기 출전에 3패, 12⅔이닝에 불과했다. 나이는 많고, 직구는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성민규 단장을 만나 "야구 그만두겠다. 이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겠다"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성 단장은 "1년만 더 해보자"며 그를 붙잡았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때 이우민, 문규현 코치님이 '아직 괜찮다. 더 할 수 있다'며 건넨 한마디 한마디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됐다. 심수창 해설위원이 '할 수 있을 때, 후회가 남지 않을 때까지 도전하라'고 조언해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우여곡절이 길었던 만큼, 앞으로 남은 김대우의 선수 생활도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김대우는 "야구를 정말 오래 하신 분 중에 놀란 라이언(47세 은퇴)이 있다. 난 야구를 늦게 시작한 셈이니까, 가능하다면 인대가 파열될 때까지, 하늘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던지는 게 꿈"이라며 미소지었다.
"전날 패전투수, 오늘 승리투수일 수 있는 게 야구다. 오늘 칭찬받았지만 내일은 또 욕먹을 수도 있다. 기쁨 슬픔 희열 좌절이 다 담긴 스포츠다. 그래서 야구를 인생이라 부르는 게 아닐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