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제 '4강 명강의'다. 정규리그 MVP 현대 모비스 숀 롱도 '설교수'에 적수가 되지 못했다. 확실히 클래스의 차이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4강 KGC와 현대 모비스와의 1차전.
설린저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40득점, 13리바운드. 승부처 4쿼터에 21득점을 집중했다. 3쿼터까지 팀동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승부처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숀 롱도 나쁘지 않았다. 28득점, 13리바운드. 하지만 '차이'가 극명했다. 특히, 이날 '설교수'는 2가지를 강의했다.
리드 앤 리액트 + 기본기 = 시너지는 상상 초월이었다.
설린저는 운동능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 2년간 공백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점프와 뛰어난 스피드는 강점이 아니다. 오히려 약점으로 꼽힌다.
단, 순식간에 코트 안의 상대팀 선수들의 약점을 파악하는 능력과 거기에 따른 대처력은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일단 숀 롱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매치업 상대다. 스피드와 운동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외곽에서 슛을 던질 경우, 숀 롱의 높이에 의한 컨테스트(슛을 방해하는 블록 동작)로 외곽 슈팅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파워로 밀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도 효율성은 떨어진다.
단, 어떤 순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설린저는 3점슛 정확도가 상당하다. 그러나 무차별적 3점슛은 오히려 팀 밸런스를 흐트러뜨리고, 숀 롱의 집중 견제가 될 수 있다.
즉, 설린저는 '떨어졌을 때 쏘고, 붙을 때 파고드는' 농구의 베이직을 무섭도록 정확하게 실천했다. 특히 4쿼터 그의 슛 셀렉션은 탁월했다. 3점슛 2개. 숀 롱은 운동능력에 비해 수비 활동력이 좋지 않다. 외곽에서 느슨하게 체크. 이 부분을 노렸다. 이후, 숀 롱이 의식하면서 붙자, 좋은 스텝으로 파고 들었다. 결국 숀 롱과 도움 수비를 줘야 하는 함지훈(혹은 장재석)은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숀 롱과 맥클린이 번갈아 나오면, 대처법도 미세하게 달랐다.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맥클린이 매치업이 될 경우, 외곽슛 빈도를 높였고, 숀 롱이 매치업 상대가 되면 골밑 돌파 비율을 증가시켰다.
결국, 상황에 따른 상대 수비의 미세한 약점을 예리하게 공략했고, 순도높은 골 결정력으로 이어졌다. 정확한 슛, 탄탄한 스텝이 바탕이 되면서 그는 4쿼터 지배력을 극대화했다.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 다르다
숀 롱은 정규리그 때도 파울 콜에 불만이 있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단, 항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먹었다.
하지만, 설린저의 교묘한 움직임에 완전히 당했다.
숀 롱은 골밑 돌파 시 상대 수비를 피하면서 슛을 쏜다. 자신의 공간을 만들지 않고, 운동능력을 통해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정규리그에서는 그래도 잘 먹혔다. 워낙 운동능력이 좋은데다, '우겨넣기'의 감각이 좋기 때문이다.
설린저가 이 부분까지 수비 체크를 할 순 없었다. 설린저는 숀 롱이 돌파할 때, 손을 들며 최대한 방해하는 동작만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설린저의 수비 한계이기도 하지만, 숀 롱과의 매치업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활동력이 좋은 문성곤 양희종이 도움수비를 올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반면, 숀 롱의 수비는 급했다. 설린저는 이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골밑 돌파 시 설린저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파워를 가속력을 이용해 유효적절하게 쓴다는 점이다.
세 차례 골밑 돌파 시 숀 롱에게 파울을 불었다. 설린저는 숀 롱에게 몸을 붙인 뒤 자신이 슈팅할 공간을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공격자 실린저가 적용되면서, 숀 롱이 피하지 않으면 파울이 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설린저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숀 롱에게 몸을 붙였고, 결국 파울 콜을 3차례 얻어냈다. 숀 롱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즉, 좋은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는 숀 롱이 상대를 피하면서 자신의 슈팅 효율을 떨어뜨린다면, 설린저는 적재적소에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 자신의 몸을 붙이고 '앤드 원 플레이'를 만들어낸다. 말로 설명은 쉽지만, 실전에서 적용시키긴 쉽지 않은 동작이다. 즉, '클래스의 차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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