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억지로라도 먹이고 싶습니다."
성남FC 김남일 감독의 골치가 아프다. 팀이 3연패인데, 핵심 외국인 선수 뮬리치와 이스칸데로프가 힘을 내지 못해서다.
성남은 2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0대1로 패했다. 부상 선수가 많은 수원을 상대로 전반에는 괜찮은 경기를 했지만, 후반 막판 상대 이기제의 프리킥골을 막지 못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3연패. 중위권 싸움이 힘겨운 가운데 치명적 패배였다.
김 감독은 중요한 수원전 팀 공격의 핵심인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라마다 기간이다. 영양 섭취가 안되고 있다. 기운이 없다. 때문에 경기 중후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금식 기간이다. 올해는 현지 기준 4월13일부터 5월12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이슬람 신자들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을 하고 5번의 기도를 한다.
이는 다시 말해 뮬리치와 이스칸데로프가 열흘 넘게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훈련, 경기를 할 때 제대로 먹지 못하다보니 힘을 낼 수가 없다. 특히, K리그 경기는 거의 7시 전 킥오프가 되기 때문에 이 두 선수는 긴 공복 상태로 실전을 치러야 한다. 안그래도 최근 K리그1 경기 스케줄이 매우 빡빡해 잘 먹고 뛰는 선수들도 힘든 시기다.
그렇다고 이들의 신앙 생활을 방해할 수도 없다. 구단도 이 선수들이 이슬람 신자인 걸 알고 영입했다. 뮬리치의 경우 세르비아 출신인데, 세르비아 국적 선수가 이슬람교를 믿는다는 게 생소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비율의 이슬람 신자가 있다고 한다. 김 감독은 "그동안 한국에서 뛰었던 이슬람 신자 선수들을 봐도 라마단은 확실히 지키더라. 억지로라도 먹이고 싶은데 선수들의 신앙심이 투철하다. 저녁 7시까지 금식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7시가 넘으면 조금씩 먹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수비진 높이가 낮은 수원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뮬리치를 전반 중반 투입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스칸데로프도 후반 경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에도 "뮬리치의 경우 라마단으로 인한 체력적 문제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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