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는데…."
한국영(31·강원FC)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쑥스러운 듯 말끝을 흐렸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4일, 강원은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원은 전반 터진 고무열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상대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국영은 경기 뒤 고개를 푹 숙였다.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자책' 때문이었다. 경기 뒤 김병수 강원 감독이 "한국영이 고개를 너무 숙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럴 필요 없다.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
그로부터 며칠이 흘렀다. 한국영은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음 경기를 위해 본격 준비에 나섰다. 그는 "4월에 경기가 많았다. 많이 뛰면 근력이 빠진다. 쉬는 동안 개인 운동을 했다. 27일부터 팀 훈련 시작이다. 사실 전북전에서 나 때문에 실점을 했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속상했다. 미안한 마음도 컸다. 하지만 그게 또 축구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강원에 합류한 한국영은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시간을 빼고 벌써 강원의 유니폼을 입고 리그 90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2019년에는 전 경기 풀타임 소화했다. 팀의 핵심. 이 자리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한국영은 결코 순탄치 않은 축구 인생을 걸었다. 이른 나이 외국 무대를 경험하며 이를 악물었고,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 앞에 눈물 흘리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한국영은 "많은 경험을 했다. 좋았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었다. 부상을 입었을 때는 힘들었다. 그러나 '축구 선수니까 이런 경험도 하지'라며 그 속에서 내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 덕분에 피지컬도 멘털도 더 강하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축구에 모든 것을 쏟고 싶다.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다. 축구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많이 뛰고 싶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 강원이라는 팀에 왔을 때 6개월 계약으로 왔다. 군 제대 뒤 다시 해외로 갈 생각이었다. 인연인건지 모르겠지만, 강원에서 벌써 몇 년째 뛰고 있다. 김병수 감독님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말씀 주시는 부분은 따로 메모해놓고 경기 전 다시 한 번 훑어본다. 이 모든 것이 소중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영은 5월 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출격 대기한다. 그는 "4월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긍정적인 것은 조금씩 팀이 색을 갖춰간다는 것이다. 5월은 더 중요할 것 같다. K리그는 물론이고 FA컵도 있어서 일정이 더 빠듯하다. 올해는 도쿄올림픽,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있어서 일정이 타이트하다. 다시 정신 차리고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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