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전유물로 불리던 골프장이 밀레니얼 세대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늘어난 2030세대 골프 인구는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470만명, 이중 2030세대는 85만명이었다. 올해에는 약 30만명이 늘어난 11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프에 대한 인식이 젊어지고 대중화되면서 골프장은 물론이고 관련 업계 역시 요동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골프웨어 시장이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골퍼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이나 새로운 플랫폼 사업이 몇 년 새 크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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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매너와 격식을 매우 중시하는 스포츠다. 완화됐다고는 하나, 청바지 등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에 대해선 주의를 주는 골프장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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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원권을 통해 비교적 엄격히 관리되던 골프장들도 영 골퍼들로 인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드레스코드는 점점 사라지고, 과감한 노출 등 트렌디한 패션이 오히려 늘어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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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프장 운영 주체들은 대체로 영 골퍼의 등장을 반가는 분위기다.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골프 인구가 늘어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요 몇년 사이 리모델링을 한 클럽하우스들만 봐도 과거에는 남성들의 라커룸 수가 여성수보다 월등히 많았으나 현재는 비슷하다. 젊은 골퍼들이 늘면서 불편 사항들이 곧바로 피드백 되는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2030 영 골퍼들에게 골프장은 단순히 운동을 하는 곳이 아니다.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트렌디한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모습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여기에 신규 브랜드에 개방적인 인식을 지닌 MZ세대의 특징으로 인해, 최근 몇년 사이 동대문 등에서 시작된 신진 골프 브랜드들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들은 유통 방식이나 마케팅 방식에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SNS 마케팅에 주력하고, 톱스타 대신 인플루언서를 내세운다. 짧아진 유행 주기를 적극 반영, 반응이 시큰둥하다 싶으면 디자인을 확 바꾼다.
패션업계 전통 강자였던 대기업들이 전개하는 골프 브랜드들은 이 같은 속도 변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긴 시간 이어져온 생산 방식과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채널을 통한 매출 증대 노력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때 골프웨어를 상징했던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무늬는 이제 올드패션에 가깝다. 몸매를 드러내는 딱 맞는 핏과 모노톤에 이어 최근엔 트레이닝복을 연상시키는 골프웨어까지 등장했다. 레깅스 등 애슬레저룩을 확장한 새 스타일도 종종 눈에 띈다.
영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어뉴골프'는 과감한 디자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채널에서 급성장한 요가복 브랜드 '스컬피그'의 경우 지난 3월 첫 골프웨어 겸용 라인 '에어라이트 시리즈'를 출시, 애슬레저룩에서 골프웨어로 영역을 확장하는 요즘 업계 트렌드를 보여줬다.
특히 골프 인플루언서 800여명이 활동중인 어반에이트는 요즘 골프웨어의 유통 트렌드와 성장 과정을 잘 보여주는 곳. 5만8000여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어반에이트를 통해 다수의 인플루언서가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이들이 입고 사용한 골프웨어나 용품들이 매출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2030 세대는 새로운 유통채널을 통해 고가 제품을 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신규 브랜드에 대한 거리낌도 없는 편"이라면서 "이들의 화려한 골프장 패션이 3040 골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골프웨어 업계 흐름마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