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일 창원NC파크.
7-7 동점 상황이던 6회초.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선두 타자 한유섬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지명 타자 오준혁을 불러들이고 대타 카드를 꺼냈다.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친 정의윤이 낙점을 받았다. 2회말 NC에 7점 빅이닝을 헌납한 채 끌려가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끝에 동점까지 따라붙은 SSG에겐 정의윤의 한방까지 터지면 분위기를 완벽하게 가져올 수 있는 찬스였다. 그러나 정의윤은 NC 임정호와의 승부에서 허무한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운명의 여신은 정의윤을 외면하지 않았다.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여전히 7-7 동점 상황었던 8회초. SSG는 NC 김진성을 상대로 최 정과 제이미 로맥의 연속 안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NC 벤치는 한유섬 타석에서 김진성이 3B로 몰리자 자동 고의4구를 지시했고, 정의윤과의 승부를 택했다. 앞서 대타로 나섰으나 최악의 결과물을 받아들었던 정의윤에겐 자존심을 자극할 만한 상황. 더불어 해결사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정의윤은 김진성이 첫 공으로 선택한 142㎞의 몸쪽 높은 코스 직구에 미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결과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 앞선 타석에서의 부진을 만회함과 동시에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SSG는 정의윤의 만루포에 힘입어 NC의 추격을 뿌리치고 13대12로 승리했다.
정의윤은 경기 후 "첫 타석에서 땅볼이 나와서 (두 번째 타석 때는) 외야로 타구를 날리기 위해 포인트를 좀 더 앞에 두고 타격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려운 경기였는데 팀이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뿌듯할 만한 이날의 성과. 하지만 정의윤이 떠올린 것은 가족이었다. 정의윤은 "어린이날 경기에서 딸에게 좋은 추억을 준 것 같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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