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0일만의 부상 복귀전. 너무 조심스러웠던 걸까.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전에 선발등판, 5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다. 토론토가 5회 터진 대니 젠슨의 역전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고, 이후 10-4로 완승을 거둠에 따라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올렸다.
4월 26일 엉덩이 부상으로 10일 간의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후 첫 경기. 복귀전을 치르는 류현진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엉덩이 부상을 의식한듯 투구폼도, 수비 자세도 평소보다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때문에 3회까지의 직구 평균 구속은 88.4마일(약 142㎞)에 그쳤다.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직구 구속이 90마일(약 144㎞) 안팎은 나와야 한다.
이날 류현진은 제드 라우리에게 4연속 체인지업을 던지는 등 평소 같지 않은 직구 구위를 보완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 경기 도중 전담 포수 대니 잰슨과 머리를 싸매고 긴급 회의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류현진이 고전하는 것은 필연이었다. 류현진은 1회 톱타자 마크 캔하에게 생애 3번째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했다. 토론토가 3회초 랜달 그리칙의 3점 홈런으로 3-1 역전에 성공했지만, 3회말 곧바로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4-3 재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직구와 더불어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똑같은 폼으로 던지는 괴물이다. 정교한 제구력과 허를 찌르는 승부수 또한 류현진의 장점이다. 류현진은 날카로운 커터를 앞세워 스스로를 다잡았다.
잰슨의 2점 홈런이 터지며 토론토가 다시 승부를 뒤집자 류현진은 마술처럼 안정감을 되찾았다. 직구 구속이 최고 91마일까지 올라오자 오클랜드 타자들은 제대로 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4회는 3자 범퇴. 5회 첫 타자 코니 캠프를 삼진 잡은 바깥쪽 꽉찬 91마일 직구는 TV 카메라에 표시된 스트라이크존의 바깥쪽 낮은 코스 구석을 정확하게 찌르는 예술적인 공이었다. 그라운드에 얼음을 뿌리는 등 불만에 찬 캠프의 모습이 더욱 의아했던 이유다.
팀 동료의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게감도 과시했다. 5회 2사 후 라몬 로리아노가 우전 안타를 ??렸다. 이때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적당히 글러브를 갖다댔다가 뜻밖의 알까기를 범했다. 로리아노는 단숨에 3루까지 진출했다.
부상 복귀전인데다 이미 투구수도 80개를 넘어선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맷 올슨을 삼진 처리하며 멋지게 이날의 피칭을 마쳤다. 다소 흔들림은 있었지만, 흐름의 중심을 잡고 가는 무게감이 돋보였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안정감,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넘치는 자신감, 고비 때마다 삼진을 잡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에이스의 무게감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았던 원인을 내일부터 찾을 생각이다. 경기 초반부터 4~5회 공이 더 좋았다"면서 "제구는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부상에 대해서는 "처음 3일까진 (아픈)느낌이 약간 있었는데, 그 뒤로는 좋다. 불펜 투구 때도, 오늘 경기에서도 통증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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