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허문회 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석환 대표가 11일 오전 결정을 내렸고, 곧바로 허문회 전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이를 알렸다.
허문회 전 감독은 2019년 11월 부임 이래 약 1년 6개월만에 롯데를 떠나게 됐다. 3년 계약 중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이전부터 심도있는 논의를 거쳤다. 이미 결정이 내려진 이상, 빠르게 전달하고 팀을 가다듬는 게 낫다는 게 롯데 구단의 생각이다.
롯데는 구단별 30~31경기를 치른 현재 12승18패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허문회 전 감독의 경질 결정에 성적이 아무 영향이 없었을리는 없다. 하지만 꼭 성적만이 이유는 아니다. 구단 측은 경질 이유에 대해 "방향성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임 이후 허문회 전 감독은 구단 측과의 소통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보였다. 프런트와 현장의 역할에 대한 시각도 달랐다.
롯데는 선발과 불펜, 내야와 외야에 걸쳐 두터운 뎁스를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허문회 전 감독은 주전 선수들 위주의 기용을 고집했다. 때문에 롯데는 시즌 초부터 선수 기용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다.
지난해 허문회 감독 산하의 롯데는 71승 1무 72패로 승률 5할에 실패하며 7위에 그쳤다. 하지만 7위팀다운 반성이나 변화의 시도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주전 선수는 시즌 전 이미 확정됐다. 이렇다할 입지의 위협도 없었다. 명목상 경쟁 구도가 펼쳐진 포수와 중견수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그 전조가 감지됐다. 1~2군의 이동이 극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캠프 시작 때 1군 캠프에 37명의 인원이 선발됐다. 막판에 추가된 김진욱을 제외하면, 2군 캠프와의 선수 이동은 전무했다.
허문회 감독은 "팀 전력은 좋은데도 감독이 지난 시즌 운영을 좀 잘못했던 것 같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올라올 선수는 이미 다 올라와있다. 지금 2군에 좋은 선수가 있다면 벌써 스프링캠프 때 올라왔을 것이다. 이제 와서 좋은 선수가 나온다면 기적"이라는 말을 거듭했다.
허문회 감독에게 인정받은 1군 선수들은 부진해도 1군에 오랜 시간 머물렀다. 반면 신예들 중심인 2군 선수들은 콜업도 쉽지 않았지만, 1군에 올라오더라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팀 전체의 의욕을 꺾는 상황일수밖에 없다.
서튼은 준비된 감독 후보다. 지난해 퓨처스팀 감독으로 부임해 1년 넘게 프런트와 호흡을 맞춰왔다. 2군 선수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한용덕 전 감독을 경질한 것도 개막 후 30경기가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다.
작년 한화와 달리 롯데는 올시즌 성적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이석환 대표의 빠른 결정 또한, 올시즌의 반등을 노리기 때문이다. 리빌딩이 아닌 리툴링이다.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은 '대행'이 아닌 정식 1군 감독이다. 11일 SSG 랜더스 전부터 곧바로 지휘봉을 잡는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2년까지. 롯데 측이 허문회 전 감독의 경질에 대해 오랜 고민을 해왔음을 보여주듯, 대표의 결단이 내려지자 이후 진행은 일사천리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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