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초반 타고투저 양상이 가속화되면서 선발투수들의 내구성도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소위 '이닝 이터'라 불리는 완투형 선발투수가 소멸되는 형국이다. 11일까지 열린 156경기 중 선발투수의 완투는 단 한 경기 밖에 없었다.
지난 4월 15일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2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올린 게 올시즌 유일한 완투. 8이닝 투구도 딱 한 번 나왔다. LG 트윈스 앤드류 수아레즈가 지난달 11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8이닝을 던져 3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이제는 7이닝만 던져도 '진기록'으로 느껴질 정도다. 실제 퀄리티스타트(QS)와 7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는 퀄리티스타트+(QS+)도 크게 줄었다. 11일 기준 올시즌 QS는 110번, QS+는 24번 나왔다.
지난해 156경기를 치른 시점서 QS는 139번, QS+는 51번 연출됐다. QS는 전년도 대비 20.9%가 줄었고, QS+는 지난 시즌의 절반도 안된다. 2019년 비슷한 시점에서는 QS 136번, QS+ 64번이 각각 기록됐다. 올시즌 QS+는 2년전의 37.5% 수준이다.
선발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감소한 건 전체 투구이닝 비율을 봐도 그렇다. 올시즌 10개팀 선발투수들이 던진 투구이닝은 전체 2722이닝 가운데 1532⅓이닝으로 55.3%다. 즉 나머지 45.7%는 구원투수들이 소화했다는 뜻이다.
이는 10개팀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선발투수들의 투구이닝 비율은 59.2→58.6→61.0→61.2→61.3→61.0%로 매년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50%대 중반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선발투수의 질적 하락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곧 불펜진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며, 경기 후반 난타전이 전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능력이 떨어진 것은 그동안 외국인 투수 및 특정 에이스에 기대는 경향이 커지면서 토종 선발투수 육성에 소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시즌부터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들이 각 팀의 주축 선발로 자리잡으면서 선발진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어린 선발투수들은 경험과 경기운영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날 현재 평균자책점 상위 20명에 포함된 토종 투수는 7명 중 풀타임 선발을 3시즌 이상 소화한 투수는 3명 밖에 없다. 경험이 적은 선발투수들은 구단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투구수와 투구이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올시즌 외국인 투수들도 이닝 이터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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