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감독 부임 첫 날부터 배팅볼을 던지며 선수들과 호흡했다. 동시에 떠올린 '감독'의 모습이 있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11일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롯데는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면서 새 감독으로 퓨처스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올렸다.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기존 계약 조건 그대로 2022년까지 지휘봉을 잡는다.
서튼 감독에게 KBO리그는 친숙한 곳이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의 외국인 타자로 KBO리그와 인연을 맺은 서튼 감독은 첫 해 35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홈런왕에 올랐다. 2006년에도 현대에서 활약한 뒤 2007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 퓨처스 감독으로 한국에 복귀한 서튼 감독은 지휘 능력을 인정받으며 1군 지휘봉까지 잡게 됐다. 롯데는 "퓨처스 팀을 이끌며 보여준 구단 운영 및 육성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세밀한 경기 운영과 팀 체질 개선을 함께 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 부임 첫 날. 서튼 감독은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지면서 함께 호흡했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오윤석)라서 그랬다"고 했지만,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서튼 감독은 "때로는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얼마나 훈련을 하는지보다 어떤 퀄리티의 훈련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서튼 감독은 "한국야구와 미국야구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 친한 친구가 된다기 보다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서로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단지 감독이라서 그런 게 아닌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믿음을 얻는다면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튼 감독의 철학에는 KBO리그 사령탑의 영향도 있었다. 서튼 감독은 "KBO에 훌륭한 감독이 두 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 명은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한 명은 살짝 공개했다. 서튼 감독은 "한 분은 내가 현대 유니콘스 시절에 같이 했던 감독님이시다. 그 분께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2005년과 2006년의 현대 감독은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렸던 김재박 감독이었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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