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당분간 선발로 내보내면서 평가할 생각이다."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이날 선발 등판하는 배동현(24)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배동현에게 선발 등판은 낯설지 않다. 대학(한일장신대) 시절 내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배동현은 140㎞대 중반 힘있는 직구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불펜에서 시즌을 출발했으나,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을 증명하며 수베로 감독으로부터 선발 등판 기회를 얻게 됐다. 이날 경기는 지난 6일 대전 삼성전(3이닝 4안타 3실점)에 이은 두 번째 선발 등판.
수베로 감독은 배동현이 아직은 '원석'에 가까운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배동현이 대학 시절부터 긴 이닝을 경험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신인 선수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신인인 만큼, 본인이 자신 있어 하는 직구, 체인지업 위주로 승부하도록 이끌 생각"이라며 "시즌이 끝나면 구속 향상 프로그램 등으로 직구 위력을 끌어 올리고 슬라이더, 커브, 투심 등을 익혀 경쟁력을 높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구 내용과 결과보다는 선수가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에 따라 향후 보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과정을 겪으면서 심적 압박을 받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성장하지 못한다면 보직이나 육성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당분간 선발로 내보내 평가를 할 것이고, 다른 선수들과 같은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동현은 NC전에서 1회에만 몸에 맞는 공을 두 개나 내주면서 제구 문제를 드러냈다. 양의지 나성범에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도 엿보였다. 3회에도 양의지-알테어에 연속 안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했으나, 하위 타순과의 승부는 깔끔하게 처리면서 투구 수 역시 잘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4⅓이닝 4안타 2탈삼진 3실점. 투구수는 59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수베로 감독은 배동현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쪽을 택했다. 아직 1군 선발 경험이 부족한 배동현을 무리시키지 않음과 동시에 자신감을 어느 정도 얻은 시점에서 불러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날 배동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8㎞에 불과했다. 하지만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무기를 앞세워 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어필했다.
한화는 올 시즌 선발 자원 부족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불펜이 빈 자리를 채우고,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견한 '배동현 카드'에 기대와 희망을 갖기 충분하다. 비록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는데 실패했지만, 배동현이나 한화 모두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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