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0경기만의 사령탑 경질, 그리고 새 감독 체제의 첫주 성적 1승4패. 하지만 우울감에 빠진 부산에 희망이 깜빡인다.
만년 유망주 포수였던 나균안의 성공적인 투수 데뷔 덕분이다. 나균안은 15일 KT 위즈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볼넷 없이 4안타 4K로 잘 던졌다. 지난 5일 투수로서 첫 1군 데뷔전을 치른 이래 5경기 평균자책점 2.61의 호투다.
볼넷이 없다는 점이 단연 눈에 띈다. 강력한 구위로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최고 구속은 145㎞ 안팎. 하지만 포수 출신답지 않게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그러면서도 뛰어난 제구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지녔다. 2017년 프로 데뷔 이래 나원탁(외야수 전향)과 함께 '나나랜드'로 묶이며 겪은 마음고생, 비록 포지션은 달라졌지만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KT는 강백호를 중심으로 정교하고 짜임새 있는 강타선을 자랑한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팀 타율, 출루율, 장타율, 최다안타, 볼넷 부문 1위다. 도루도 30개를 기록, 삼성 라이온즈(36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전날 노경은마저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나균안의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나균안은 큰 위기 없이 5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시프트를 완전히 깨뜨린 강백호의 두차례 3루 방향 번트 안타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슬라이드 스텝과 퀵모션 등 투수로서의 각종 덕목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만큼 래리 서튼 감독은 5이닝 73구만에 나균안을 교체해줬다. 불펜의 방화로 데뷔 첫승의 기회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댄 스트레일리와 박세웅을 제외하면 불안감만 가득한 롯데 선발진의 한줄기 빛이 되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롯데는 지난 11일 전격적인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허문회 전 감독이 경질되고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이 콜업됐다. 서튼 감독은 연봉은 그대로지만, 1군 사령탑에 걸맞는 제반 대우는 받고 있다.
서튼 감독은 자신을 향한 팀의 기대와 '방향성'을 잘 알고 있다. 부임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2군 선수들을 콜업해 점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임 첫주 성적은 1승4패로 부진하다. 다행히 이대호가 건재하고, 부진하던 손아섭이 제 컨디션을 찾았다. 나름의 터닝포인트는 마련됐다.
나균안은 시즌 전부터 최영환과 함께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아왔다. 당초 이승헌-노경은-서준원-김진욱의 경쟁 구도에 밀리는 듯 했지만,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포수 출신다운 나균안의 뚝심이 무너지는 롯데를 다잡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적어도 동료들과 팬들의 기운을 북돋는 돌파구 역할로는 충분해보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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