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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뢰인은 특이하게도 친언니가 직접 의뢰했다. 안혜경의 집은 현관의 다양한 소품부터 복도 한 편에는 물건들이 겹쳐져 있었다. 안헤경은 "장식장을 어떻게 꾸며볼까 하다가"라며 머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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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니 블록을 모으는 의뢰인들은 많았지만 안혜경의 집은 특히나 중장비 장난감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하나 만드는 데 소요시간은 보통 8시간 정도 소요 된다고. 안혜경은 "조립 설명서가 600페이지가 된다. 조금씩 나눠서 만드는 편이다. 정말 저의 힐링이 되는 취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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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경은 "쌓이고 쌓이다보니 기상캐스터 시절부터 있던 물건들도 있다. 추억이 있어서 못버리겠다"라고 고백했다. 언니는 "누구나 버리고 싶지 않은 게 있지만 오래된 것들은 비워내야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수 있다. 근데 그게 안되고 쌓이니까 누가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뢰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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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경의 드레스룸은 바닥까지 흘러넘친 옷도 문제였지만 수납이 모자라 바닥에 방치된 수없이 많은 미니백들이었다. 안혜경은 "기상캐스터부터 모아온 가방이다"라고 말했고 눈 닿는 곳마다 미니백이 가득 차 있었다. 제가 비싼 명품은 못사니까 다양하게 미니백을 모았다. 다른 걸 좀 못사더라도 가방 욕심이 있었다. 과자를 안먹고 치킨을 포기하며 가방을 산 거다"라고 고백했다.
다음은 '게스트룸이었던 방'이었다. 하지만 곳간처럼 변모한 방, 짐들에 점령당한 침대와 잡동사니들로 가득했다. 방을 둘러볼수록 언니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어떻게 포장을 못하겠다"라고 심란해 했다.
책장에는 안혜경이 나왔던 잡지와 종이 대본이 쌓여있었다. 그중 안혜경이 처음 썼던 연기연습장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박나래는 "근데 왜 파일로 안해놓으셨냐"라 물었고 안혜경은 말문이 막혔다.
안혜경은 게스트룸에 "나만의 서재나 공간이 돼서 내가 오고 싶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다.
언니는 "동생을 오늘까지만 보겠다는 각오로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언니와 안혜경은 레고를 정리하기 위해 나섰지만 의견차로 티격태격했다.
안혜경은 "정말 미안한데 저 '신박한 정리' 의뢰 안할게요"라며 최초 의뢰 취소를 요청했다. 신박단은 이에 아랑곳 않고 숨어있는 가방까지 모조리 찾아냈다. 웹만한 가방숍 뺨치는 클래스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거실 가득 채운 미니백의 행렬, 안혜경은 "(가방을) 꺼내 놓는다고 해서 '얼마나 되겠어?' 했는데 너무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라고 당황했다. 그의 말처럼 어마어머한 양의 가방이었다. 2001년부터 20년 가량을 모은 가방들, 박나래는 "고가의 가방도 있냐"라 물었고 안혜경은 "제가 열심히 일해서 '나에게 선물을 주자'라고 해서 산 건 있다. 하지만 대부분 3~5만 원 정도다"라고 밝혔다.
안혜경은 몇 년 만에 만난 낯선 가방을 보며 반가워 하면서도 남기고 싶어하는 몇 개만 고르고 나머지는 비워냈다.
눈을 감고 거실로 간 안헤경은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눈을 떴다. 달라진 거실의 콘셉트 이름은 바로 '무지개'였다. 안혜경은 "순간 펜션에 여행온 줄 알았다"며 감격했다. 한강뷰도 한 눈에 들어왔다.
'단비'라 명명한 주방은 어수선하던 느낌을 싹 비워낸 북카페 콘셉트로 변모했다.안혜경은 "예전엔 물 먹기 위해서만 오는 주방이었는데 이제 요리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라고 전했다. 주방 안 쪽의 다용도실은 원래의 용도에 맞게 필요한 물건만 늘어서 있었다.
호텔을 꿈꿨지만 주먹구구식이었던 침실은 호텔느낌이 물씬 났고, 안혜경은 "이거지"라며 전문가를 끌어 안았다. 안혜경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왜 그동안 안했을까 싶다"라고 감격했다.
가장 문제였던 드레스룸도 완벽하게 탈바꿈 했다. 또한 안혜경의 애착 가방들은 컬러별로 완벽하게 정리되어 수납장에 정리 됐다.
안혜경은 "저한테 답답한 일들이 있었는데 뭘 해도 즐겁지가 않았다. 조카를 보면서 나도 '블록을 만들면 행복할까' 싶어서 시작했는데 재밌더라. 시간도 잘가고 잡생각도 없어졌다"면서 블록 취미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결국 안혜경은 완벽하게 바뀐 집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