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구속이 140㎞ 아래로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하며 시즌 MVP 가능성까지 제기된 오타니인 만큼, 미국 야구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전에 선발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로선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8일만의 등판이었다. 조 매든 감독이 오타니의 체력 안배를 위해 등판 일정을 조절한 것.
하지만 평소같지 않았다. 1회에만 90마일(약 144㎞) 미만의 '직구'를 6개나 던졌다. 스플리터도 80마일(약 129㎞)을 밑돌았다.
타자가 오히려 혼란에 빠졌다. 구속을 보고 변화구로 판단했다가 헛손질을 하는 타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덕분에 오타니는 1회 1실점한 뒤 4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하지만 3회에는 단 한개의 직구도 던지지 않았다. 4회 들어 결정구로 95마일(약 153㎞)의 직구를 던지기도 했지만, 5회 들어 직구 구속이 91마일(146.4㎞)로 다시 떨어졌다. 제이크 바우어스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공이다.
결국 조 매든 감독은 4⅓이닝, 투구수 72구만에 오타니의 교체를 결정했다. 최종 기록은 4⅔이닝 5안타(홈런 1) 2볼넷 2실점.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오타니는 더그아웃 대신 우익수로 이동, 3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뒤 교체됐다.
오타니의 올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96.6마일(약 155.5㎞)이다. 하지만 이날은 평균 91.3마일(146.9㎞)에 불과했다. 무려 8㎞ 넘게 떨어졌다. 스플리터는 평균 82.7마일(약 133.1㎞)로 평소보다 무려 10㎞ 가량 내려앉았다.
오타니는 2018년 미국 진출 이래 '투수'로서 풀시즌을 소화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2018년에도 10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을 입고 투수로는 시즌아웃됐다. 2019년에는 타자에 전념했고, 2020년에도 투수로 단 2경기 출전 후 다시 타자로만 뛰었다.
올시즌에는 벌써 6경기에 등판, 30⅓이닝을 소화한 상황. 지난 부상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오타니는 "몸이 무겁고 둔하게 느껴질 뿐, 부상 걱정은 없다"고 단언했다. 매든 감독도 "직구 구속을 보고 좀 놀라긴 했지만, 오타니의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도류'의 특성상 체력 저하일 가능성이 크다. 선발투수에게 요구하는 최소 5이닝, 100구 이상의 투구는 한마디로 '중노동'이다. 다른 투수들이 괜히 4~6일에 한번 등판하는 게 아니다.
과거 오타니는 선발 등판하는 날은 투수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선발 등판과 타자 출전을 병행하는 '진짜 이도류(투타 병행)'을 펼치고 있다. 이날처럼 투수와 타자, 외야 수비까지 '3도류'를 소화하기도 한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이상할 지경.
올시즌 오타니는 홈런 14개로 이 부문 리그 선두에 올라있을 뿐 아니라, 괴물 같은 주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날 오타니의 유일한 안타는 기습번트였다. 오타니는 4초가 채 안되는 시간에 27.432m의 거리를 주파했다.
몸이 재능을 버티지 못하는 케이스가 될까. 오타니는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첫 '정통 이도류' 선수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고자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투수를 포기하고 외야수로 전향, 타자에 전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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