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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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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타석에 김광현을 상대로 2루타와 우익수 쪽 직선타를 날린 타자. 어렵게 승부하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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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얍~"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김광현의 손에서 공이 떠났다. 이날 김광현이 던진 99번째 공. 78마일 짜리 체인지업이 우타자에게서 멀어지는 대신 안쪽으로 말려 들어갔다. 한 가운데 낮게 형성된 공. 배트를 흔들며 타이밍을 맞추던 앤드류 본의 스윙 궤적에 딱 걸렸다.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 단 1점도 주지 않고 5⅔이닝을 끌고 온 김광현이 지켜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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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보다 더 속 상한 일은 투수 교체를 한 박자 미루고 승부를 맡긴 쉴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지점이었다.
"6회 못마친 게 아쉽다. 홈런과 볼넷을 내주는 바람에 마무리가 아쉬웠다. 좀 많은 이닝을 끌고 갔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두둔했다.
그는 "커맨드가 되고 있었고 충분한 힘이 있었다. 좋은 공에 타자가 좋은 스윙을 했다. 그것이 바로 야구"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오늘 김광현의 볼은 환상적이었다. 강한 공을 많이 던졌다"는 칭찬을 잊지 않았다.
김광현은 "(앞 타석에서 본이) 슬라이더를 잘쳤고, 그 때 맞은 게 생각나서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는데 가운데 몰리면서 홈런이 됐다. 교훈 삼아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 되돌릴 수도 없다. 그저 복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 그조차도 또 하나의 평범한 교훈을 되새긴 경기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