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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대신 벤치의 선택은 루키 이승현. 패스트볼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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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구째 결정구는 예상을 깬 137㎞ 슬라이더 유인구였다. 일찌감치 꺾여 원바운드가 되는 날카로운 슬라이더. 이진영의 배트가 참지 못하고 돌았다. 헛스윙 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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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신형 거포. 그는 왜 땅에 처박히는 슬라이더에 속절없이 속고 말았을까. 이승현 슬라이더 회전수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중요한 점은 회전수다. 평균 2737rpm, 최고 2899rpm에 달한다.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승현이 던지는 커브는 더욱 기가 막히다.
평균 구속 123㎞, 최고구속 126㎞의 커브는 평균 회전수가 무려 3002rpm, 최고 회전수가 3146rpm에 달한다.
입이 떡 벌어지는 놀라운 수치다. 메이저리그 커브 평균 회전수는 약 2500rpm 정도.
3000rpm을 넘는 투수는 빅리그에서 조차 극히 드물다. 커브 장인 클레이튼 커쇼의 커브 회전수는 2400rpm, 찰리 모튼은 2900rpm의 커브를 구사한다. 대부분 국내 투수들의 커브 회전수는 평균 2000rpm을 넘지 못한다.
게다가 패스트볼과 타점이 흡사할 경우 공략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라운드에 처박히는 이승현의 슬라이더 유인구에 이진영의 배트가 속절없이 돌아간 이유다.
이승현은 프로 입단 후 바로 실전에 투입된 동기생 이의리(KIA) 김진욱(롯데)과 달리 경산에 머무르며 기초 다지기에 매진했다.
"경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중 감량을 통해 밸런스를 잡는 하체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그러다보니 프로와서 근력이 좋아지고 볼 스피드도 조금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체계적 훈련 결과 패스트볼 구속까지 더 빨라졌다. 대구 상원고 시절 147㎞였던 구속이 지금은 평균 148㎞, 최고 152㎞까지 나온다. 회전수는 2229rpm, 최고 2439rpm이다.
게다가 타점까지 높다. 낙폭 큰 폭포수 커브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150㎞를 넘나드는 좌완 파이어볼러. 여기에 리그 정상급 회전수를 자랑하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겸비했다. 두둑한 배짱과 강한 승부욕은 또 다른 무기다.
구위는 입증됐다. 이제 이승현에게 필요한 건 실전 경험 뿐이다.
긴박한 상황 속 힘을 빼는 요령, 견제, 퀵모션, 수비 등 부수적인 능력치를 경기 경험을 통해 키워가면 된다. 리그를 호령할 최정상급 좌완 투수로의 성장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