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권창훈'이라 쓰고, '의리맨'이라 읽는다."
요즘 수원 삼성 식구들 사이에서 기분좋게 회자되는 말이다. 최근 친정팀 수원으로 돌아온 권창훈(27)의 복귀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납득이 되고도 남을 '칭송'이다.
권창훈은 이번에 4년여 간의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수원에 복귀했다. 2017년 1월 프랑스 1부리그 디종으로 진출한 그는 독일 프라이부르크(2019∼2021)에서 2년 계약을 완료한 뒤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복귀를 해야 했다.
사실 권창훈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고, 이적료도 부담도 없기 때문에 수원 아닌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권창훈은 뼛속까지 '푸른피'가 흐르는 '의리맨'이었다. 수원 구단과 에이전트사 월스포츠에 대한 취재를 종합한 결과 권창훈에게 별도 '단서조항'은 없었다.
'단서조항'은 흔히 해외 진출 시 친정팀과 약속하는 '복귀 시 친정팀으로 입단한다'는 조건을 말한다. 수원 구단은 "권창훈이 디종으로 이적할 때 적잖은 이적료를 받았는데 이면 조건까지 요구하는 건 상도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권창훈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완전히 자유로운 몸에, 이적료까지 없으니 수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으로 가도 수원 구단이 할 말은 없었다. 실제 권창훈에게 영입 의사를 밝힌 팀도 있었다.
권창훈은 곁눈질조차 하지 않았다. 권창훈이 국내 복귀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면서부터다. 올림픽 출전만 기다릴 수 없게 되자 국내 리그에서 6개월 이상 등록 후 입대해야 하는 조건을 맞춰야 했다.
이 때부터 권창훈의 우선순위는 수원이었다. "다른 큰 문제가 없다면 줄다리기 하는 모양새가 안되도록 해주세요." 에이전트사 월스포츠는 권창훈의 이 말 한 마디에 수원으로의 복귀 협의를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월스포츠는 사실 타 구단의 영입 타진을 받았지만 권창훈에게 구체적인 계약조건 얘기를 꺼내지도 못했다. '경주마' 권창훈이 오로지 앞(수원)만 보고 달렸기 때문이란다.
월스포츠의 류택형 상무는 "수많은 선수를 겪어봤지만 권창훈같은 '사커키드'는 처음이라 내심 놀라고도 감탄했다"면서 "돈보다는 선수로서 좋은 무대를 경험하고 성공하고 싶은, 축구만 생각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권창훈은 2년 전 디종에서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하기 전 중동,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연봉 제의를 받고도 단칼에 거절한 일화가 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복귀 협상 과정에서 권창훈 부모님도 수원 덕분에 유럽 진출했으니 돌아오면 수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자세를 보여주셨다"면서 "그런 마음이 고마워 어떻게 하면 더 예우해줄 수 있을까 궁리하게 됐다"고 전했다.
권창훈은 요즘 유행하는 '매탄소년단'의 원조다. 매탄고 출신 최초 A대표팀 발탁, 유럽 진출 1호의 주인공이다.
수원 구단은 "유스팀에서 성장, 해외에 진출해 더 큰 경험을 쌓은 뒤 친정팀으로 돌아와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모범사례를 만들겠다. '의리맨' 권창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박수를 쳤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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