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바야흐로 뉴미디어의 시대다.
K리그도 이 흐름에 예외는 아니다. 각 구단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영상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등은 선수단 안팎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남FC는 이 흐름에서 한발 더 나갔다. 구단 최초로 웹드라마 '버티고, 슛'을 제작했다.
경남 구단을 배경으로 한 웹드라마 '버티고, 슛'은 축구단 사무국 직원의 희로애락이 담긴 생생한 일상을 신입사원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좌충우돌 오피스 시트콤이다. 각 에피소드별 현실 고증으로 공감을, 과장된 연출로 웃음을, 의미와 재미를 담아 전달하는 드라마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된 '버티고, 슛'은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유튜브 채널 '고슛티비'에서 공개된다.
'버티고, 슛'을 기획하고 진두지휘한 김정호 홍보마케팅팀장은 "볼만한 스포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고민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경남에 입사할 때도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부분을 면접관들에게 어필했다. 경남에 들어오기 전 언론사에서 뉴미디어쪽을 담당했다. 나올만한 이야기는 다 나왔다고 보면 스포츠 콘텐츠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다큐멘터리가 많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충분히 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스토리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한단계 앞선 콘텐츠가 필요했고, 그래서 웹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을 마치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팀장은 과거 제작 경험을 살려, 꼼꼼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획부터 시나리오까지 작가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드라마의 질을 높였다. 김 팀장은 "우리 구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대부분의 구단들도 겪는 일이다. 일상적인 스토리만으로는 재미가 없으니까, 여기에 재미 요소를 넣었다. 물론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창원에서 찍어야 하는 만큼 제작비 걱정도 있었지만, 구단 창고를 이용해 세트를 만들고, 배우들이 상당 부분 양보해주며 의외로 큰 예산이 들지 않았다. 5000만원 선에서 드라마를 완성했다. 주인공 신입사원 역할에는 다수의 웹드라마에서 연기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정민규가, 홍보마케팅 대리 역할은 전직 여자축구 선수 주수진이 맡았다. 혹독한 연기수업을 마친 주수진은 촬영 내내 호평을 받았다고. 설기현 감독과 에르난데스, 김영찬 등이 카메오로 나서기도 했다. 시사회 결과, "기대 이상"이라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눈여겨 볼 것은 이번 웹드라마가 '경남FC 공식 유튜브'가 아닌 '고슛티비' 채널에서 공개된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고슛티비'는 경남이 이번 기획을 시작하며 새로 만든 채널이다. 경남FC 공식 채널에도 여러 콘텐츠가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일부러 경남의 색깔을 뺐다. 구단 이름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일반팬들이 식상할 수밖에 없으니까. 키워드부터 자료 조사까지 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남은 '버티고, 슛'이 성공할 경우, 다음에는 코칭스태프에 관한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연패를 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코칭스태프들이 느끼는 감정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 경질 등 구단 내 정치 이야기 등을 연기파 배우들을 앞세워 진한 드라마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고슛티비'를 'K리그 관련 드라마' 플랫폼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경남이 이번 프로젝트에 힘을 주는 이유가 있다. 결국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다. 김 팀장은 "스포츠 콘텐츠가 활성화된다면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가깝게는 드라마 내 PPL 유치로 수익을 이끌 수 있고, 멀게는 스포츠 콘텐츠 시장에서 스토리에 관한 저작권을 선점하는 효과를 얻고 싶다. 현재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이 이 분야에 굉장히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만큼 향후 경남만의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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