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땅볼 치고 와서 외야 플라이를 치라고 했더니 정말 치더라고요."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은 4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전날(3일) 롯데전에서 있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박병호는 첫 타석에서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1루까지 전력질주를 했고, 유격수 실책이 겹치면서 세이프가 됐다.
이닝을 마친 뒤 홍 감독은 박병호에게 농담 하나를 던졌다. 홍 감독은 "땅볼을 치고 죽기 살기로 뛰길래 외야 플라이를 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공교롭게도 홍원기 감독의 '당부'는 현실이 됐다. 다음 타석에서 박병호는 좌익수 뜬공을 친 것. 이 모습에 홍 감독은 "안타 쳐라"고 주문을 했고, 박병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4구를 골라낸 뒤 다음 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려냈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행운이 함께 했다. 빗맞은 타구가 1루수 방면으로 높게 떴다. 타구는 고척돔 천장을 맞고 굴절됐고, 1루수 정 훈은 이를 놓쳤다.
홍원기 감독은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빗맞았지만, 좋은 타이밍에 맞아서 높게 떴다"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박병호는 타율 2할 초반 대에 머무르고 있다. 개인 성적은 아쉬웠지만, 홍원기 감독은 박병호가 성적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원기 감독은 "박병호는 우리 팀의 정신적 지주다. 개인 성적은 좋지 않지만,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분위기를 좋게 하려는게 보인다"라며 "그런 모습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에게는 귀감이 된다"고 칭찬했다.
박병호는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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