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에는 좌완이 모자랐다.
개막 전 노성호의 부상 이탈로 좌완은 임현준 뿐이었다.
하지만 좌완 기근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 얼굴들이 속속 합류했다. 루키 이승현(19)에 이어 늦깎이 유망주 이재익(27)까지 선을 보였다.
이재익은 지난 5일 고척 키움전 7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첫 등판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1이닝 14구 만에 2K 삼자범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삼성 팬들에게 설렘을 던졌다.
볼이 확 빨라졌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6㎞나 나왔다. 투구 스타일도 공격적이었다. 포수가 잡을 수 없는 폭투 2개를 던졌지만 와일드한 피칭이 오히려 타자들에게 부담을 줄 만 했다.
1군 데뷔전을 치렀던 지난해와는 확 달라진 모습. 지난해 7월10일 KT전 데뷔전에서 이재익은 최악의 하루를 경험했다. 로하스 강백호에게 씩씩하게 승부를 걸다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기 죽지 않았다. 후속 유한준을 삼진 처리 하고 이닝을 마쳤다.
결국 이재익은 지난해 4이닝 ⅔이닝 8안타 11실점(10자책)으로 무려 135.0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데뷔 첫해 최악의 성적도 산전수전 다 겪은 불굴의 도전자의 의지를 빼앗지 못했다.
유신고 시절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이재익은 혹사로 인해 일찌감치 어깨수술을 받았다. 삼성 입단 이후에도 팔꿈치 통증으로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자연스레 1군 데뷔가 늦어졌다.
이재익의 시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좋은 공을 자신감 있게 던진다는 보고를 받고 콜업 했다"며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 보여줬기 때문에 시즌 끝날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며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그런 모습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전투력이 있는 걸 보면 기회가 갈 것이고, 본인이 잡아야 겠지만 용도가 정해진 건 없다. 경쟁력을 보이면 언제든 쓰임새가 바뀔 수 있는게 야구"라며 향후 퍼포먼스에 따라 불펜 필승조로 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난의 시간을 지나 본격적인 시동을 건 늦깎이 유망주. 기적은 어깨에 소복하게 쌓이는 눈 처럼 소리 없이 찾아온다. 이재익이 돌고 돌아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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