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10여년 간 잘 배운 걸 활용하겠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새 사령탑을 맡은 전희철 감독(48)의 새 시즌 바람이다.
SK 선수단은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양지체육관에서 그들만의 고별식을 치렀다. 문경은 전 감독(50)이 이날 체육관 숙소의 짐을 정리하고 후임 전 감독에게 감독실을 넘겨줬다.
신임 전 감독과 함께 선수단 앞에 선 문 감독은 "우리팀에서 10년 넘게 코치로 일하면서 모든 걸 꿰뚫고 있는 신임 감독이다. 다른 걱정 말고 전 감독만 믿고 따라주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당부인사를 남겼다.
이제 SK 구단 기술고문으로 후방 지원하는 문 감독은 지난 달 신임 감독 발표가 났을 때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후배가 기회를 잡을 때가 되지 않았나. 다른 후배도 아닌 전희철이 지휘봉을 넘겨받으니 더욱 안심된다"고 말한 바 있다.
SK 구단도 "흔히 감독이 바뀌면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선수들이 동요하기 마련이지만 전 감독의 부임으로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평소처럼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한다.
'안정감'과 '노하우'. SK가 '성공한 문경은 체제'에 이어 '성공할 전희철 체제'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농구 스타 출신 전 감독은 이번에 유일한 '코치 출신 원클럽맨'이 됐다.
지난 2007∼2008시즌을 끝으로 SK에서 은퇴한 직후 2군 감독으로 시작한 그는 전력분석코치(2009년), 사무국 운영팀장(2010년∼2011년 3월)을 거쳐 '문경은 체제'가 출범하면서 10년간 수석코치로 일했다. 운영팀장 1년을 제외하면 13년의 코치 경험을 쌓은 뒤 사령탑까지 올랐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처럼 단일팀 최장수(2004년∼) 감독은 있어도 최장수 코치 출신 감독은 전 감독이 첫 사례다. 서동철 부산 KT 감독이 코치생활을 14년간 했지만 여자농구 삼성생명(1997∼2002년), 서울 삼성(2004∼2011), 고양 오리온(2011∼2013) 등을 거쳤다.
전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절친 선배 문 감독님을 보좌하면서 어깨너머 배운 노하우가 소중한 자산이다. 선수들의 성향, 플레이 특성은 물론 뭘 어떻게 하면 훈련 효과가 달라지는지도 오랜 기간 일하면서 터득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래도 코치와 감독은 엄연히 역할이 다른데 두려움은 없을까. 전 감독은 "그동안 문 감독님이 훈련 지휘 전권을 자주 주신 덕분에 감독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았다. 10여년 간 잘 배운 걸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관계가 서먹해질 수도 있음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전 감독의 대답은 명쾌하다. "예전보다 더 자주, 거의 매일 경은이형이랑 술 마시고, 밥 먹어요. 남들이 보면 부부인줄…."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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