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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재민의 투구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불펜 투수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동점 위기에서 흔들림 없이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1점차 리드를 지켰다. 평균자책점 0점대(0.55) 최강 불펜 투수를 향한 기대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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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예감은 현실이 됐다. 이튿날 발표된 도쿄행 명단에 강재민의 이름은 없었다. 함께 후보로 거론된 정은원(21) 노시환(21) 하주석(27)의 이름도 찾을 수 없었다. 리그 다승 공동 3위 김민우(26)가 김경문호의 부름을 받아 독수리군단의 자존심을 지키긴 했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껏 웃을 순 없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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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도 매서웠다. 정은원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3개의 볼넷과 멀티히트, 노시환은 커리어하이로 연결된 시즌 13호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도 동점 상황에서 정은원이 출루, 노시환이 적시타로 팀 승리로 연결되는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활약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강재민은 더그아웃 맨 끝에서 진한 포옹과 웃음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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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좌절은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자신의 현재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의 목표를 더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도쿄행 발표 전 거론된 선수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고단한 리빌딩의 길을 택한 한화가 미래로 꼽은 젊은 피다. 주목 받은 지금의 실력을 더 갈고 닦아가면 향후 10년 간 대표 선발 과정에서 이들의 이름은 빠지지 않을 것이다. 어둠 속에 머물렀던 한화의 미래도 그만큼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