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의 주전 유격수 논쟁.
삼성 허삼영 감독이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2년 차 내야수 김지찬(20)이다. 사령탑은 '누구에게도 없는 재능'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지난 주말 NC와의 홈 2경기에서 빠졌던 김지찬은 15일부터 시작된 잠실 두산 3연전 부터 다시 유격수로 복귀했다.
허삼영 감독은 주중 첫 경기를 앞두고 '유격수 기용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뜸 "김지찬 선수는 금요일(11일 NC전) 슬라이딩을 하다 입은 타박상 통증으로 토,일 이틀을 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를 해서 뺀 것이 아니란 뜻이다.
지난 11일 대구 NC전. 김지찬은 전매특허인 주루와 수비에서 평소답지 않은 살짝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4-2로 앞선 7회말 1사 후 4구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셋 포지션에서 3루로 뛰다 태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의욕이 앞섰다. 달아날 점수를 뽑을 수 있었던 흐름이 끊겼다.
주루 미스 후 곧바로 8회초 NC에 동점을 허용했다. 2사 후 이원재의 잘 맞은 타구가 김지찬의 글러브를 스쳐 안타가 됐다. 잡기 어려운 타구였지만 워낙 순발력과 풋워크가 좋은 선수라 호수비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뼈 아팠던 역전패.
다음 날부터 라인업에서 김지찬의 이름이 사라졌다. 그날의 실수가 여파를 미쳤나 하는 생각이 들 무렵. 허삼영 감독이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했다. 변함 없는 믿음을 보였다.
허 감독은 "강한울 선수는 대타와 대수비로서의 활용도가 있기 때문에, 유격수는 김지찬 선수가 선발로 뛰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며 "여러가지 장점을 통해 팀에 활력소가 되고, 기동력을 살릴 수 있는 여러 옵션 있다"며 주전 유격수 기용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지찬은 사령탑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막힌 번트안타로 흐름을 바꾸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0-1로 뒤진 3회초, 김지찬은 초구 볼에 번트 모션을 취했다 배트를 거뒀다. 3루수 허경민이 전진했다.
누가봐도 후속 번트가 예상되는 상황. 상대 수비도 대비를 했다. 2구째, 김지찬은 실제 번트를 댔다. 전진하는 3루수를 보고 1루쪽 댄 드래그 번트였다. 이영하가 급히 달려와 1루에 던졌지만 김지찬의 발이 빨랐다.
알고도 당할 만큼 대단한 주력이었다. 박해민의 기습번트와 실책으로 만루찬스가 이어졌고 피렐라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 터졌다. 2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펼치며 무력시위를 하던 두산 선발 이영하를 낙담케 했던 순간.
오직 김지찬만이 할 수 있었던 플레이.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 한 멋진 장면이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작은 거인'. 그는 분명 루키 시즌인 지난해와 확 달라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장의 끝이 어디일지, 모두가 궁금해 한다. 준비 완료된 이학주까지 콜업이 늦춰지고 있는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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