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정은원(21)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정은원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1회말 선두 타자 홈런을 쏘아 올렸다. SSG 선발 투수 조영우가 뿌린 초구를 공략해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번 주에만 벌써 두 번째다. 정은원은 지난 15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아치를 그렸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스트레일리의 144㎞ 직구가 몰린 틈을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돌렸고, 좌측 담장을 넘겼다.
프로 데뷔 4년차 정은원은 그동안 펀치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148안타, 8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썼던 2019시즌 장타율은 0.374. '중장거리 타자'라는 타이틀을 달기엔 부족한 지표였다. 팀 부진, 손목 사구 부상 등이 겹친 지난 시즌 지표는 더 떨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63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2할9푼6리(226타수 67안타), 장타율 0.434다. 장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데뷔 후 첫 3할 타율까지 노리고 있다. 최근엔 홈런포도 심심찮게 가동하면서 '장타 본능'도 깨어나는 눈치다.
정은원의 장타율 상승은 카운트 싸움과 연관이 있다. 정은원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55개)을 얻어낸 타자. 올 시즌 소화한 281타석 중 풀카운트까지 간 타석 수가 25.6%(72타석)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볼 2개 이상을 얻어낸 타석 비율(58%·163타석)이 전체 타석의 절반을 넘는다.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 늘어지면서 결국 스트라이크존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장타로 연결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가 추구하는 이론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이다.
정은원에게 장타는 보너스와 같다. 어디까지나 우선 순위는 출루에 맞춰져 있기 때문. 하지만 장타를 통해 한 베이스 이상 진루하게 된다면 한화의 득점 확률은 그만큼 높아지게 되고, 출루 이상의 가치로 연결되기도 한다.
한화는 올 시즌 '장타자 부재'가 타선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노시환 하주석 뿐만 아니라 조한민 등 '미완의 대기'들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은원까지 장타자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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