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번에는 요청하지 않았다. 승리만을 즐기고 싶었으니까."
독일 축구대표팀 소속으로 유로2020에 참가한 로빈 고센스(27·아탈란타)가 과거 자신을 무시했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콧대를 꺾으며 통쾌한 복수극을 완성했다.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팀의 대역전승에 기여하면서 호날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것.
고센스는 20일(한국시각) 독일 바이에른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유로2020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팀의 4대2 역전승에 큰 힘을 보탰다.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가 전반 15분만에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독일은 오히려 강하게 공세를 끌어올려 2개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전반에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고센스가 공세의 주역이었다.
이어 후반에 독일이 2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모두 고센스가 관여했다. 고센스는 3-1을 만드는 카이 하베르츠의 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15분에는 헤더로 쐐기골을 박아넣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고센스의 활약에 힘입어 독일은 호날두가 분전한 포르투갈을 쓰러트렸다.
경기 후 고센스와 호날두의 '악연'이 재조명됐다. 영국 대중매체 메트로는 경기 후 '고센스가 포르투갈전 승리 후 호날두와의 유니폼 교환 기회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고센스는 과거 호날두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세리에A 아탈란타에서 뛰는 고센스는 과거 유벤투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평소 선망의 대상이었던 호날두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요청을 받으면 유니폼을 건네주게 마련.
하지만 호날두는 매몰찼다. 고센스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안돼"라고 단호히 거부한 것. 심한 모멸감을 느낀 고센스는 이 사연을 자신의 자서전에 적으며 "너무나 부끄러워서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라고 회상했다. 고센스가 자서전에서 이런 사연을 밝힌 게 지난 4월의 일이다.
불과 2개월 만에 당시의 좌절감을 깨끗이 설욕했다. 고센스는 호날두를 상대로 보란 듯이 독일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는 경기 후 풋볼 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유니폼을 요청하지 않았다. 온전히 승리를 즐기고 싶었다"며 당당한 승자의 여유를 보여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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