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표팀은 정말 간절하게 가보고 싶어요."
모든 축구선수에게 'A대표 발탁은 꿈'이지만, 정우재(29·제주 유나이티드)에게는 더욱 간절하다. 이유가 있다. 지금이야 리그 정상급 풀백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정우재는 그 흔한 연령별 대표 한번 뽑힌 적 없는 무명 중의 무명이었다.
정우재는 2010년 태성고 졸업을 압두고 K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했지만, 아무도 그를 불러주지 않았다. 일본 실업팀인 츠에겐 가나자와에 갔지만, 거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국내 복귀를 택하고 내셔널리그 공개테스트까지 치렀지만 낙방했다. 2013년 예원예술대에 입학했다 2014년 테스트를 받고 가까스로 성남FC에 입단했다. 아쉽게도 성남에서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2015년 K리그2 당시 충주 험멜에 새둥지를 틀고 조금씩 풀린 그의 축구인생은 2016년 대구FC에 입단하며 달라졌다. 세 시즌간 대구의 핵심 사이드백으로 활약하며 기량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저돌적이며 강인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내 2018년 후반기 불의의 무릎 인대 부상으로 다시 쓰러졌다. 지독히도 안풀리는 커리어였다. 정우재는 "고생을 진짜 많이 했다. 순탄하게 가지 못했다. 사실 대학교 때에는 축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힘들 때에도 축구만큼은 자신 있었다.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인생역전을 한 것은 맞다. 은사님들도 많이 컸다고 이야기해주신다"고 웃었다.
제주 유니폼을 입은 정우재는 부상에서 돌아와 왼쪽 윙백으로 변신했다. 첫 해 부상 여파로 다소 고전했지만, 이후 전북 현대의 제안을 받을 정도의 선수가 됐다. 당시 흔들렸지만, 정우재는 남기일 감독의 설득으로 제주에 남았다. 정우재는 "기대는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 선수는 좋은 제안을 받으면 마음이 끌리는 게 맞지 않나.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기는 했다. 제가 어느 정도의 수준의 선수인지 궁금하기도 했다"라며 "그래도 제주가 저를 좋게 평가해주셨다. 몇 주 정도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 남은 것 같다"고 웃었다.
시즌 초반 좋은 행보를 보였던 제주는 아쉬움 속에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정우재는 "지난 시즌 2부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딱 올라왔을때 자신감이 넘쳤다. 한 두 경기를 치러보면서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사실 경기력이 아예 안좋으면 바꿀 것들이 보일텐데, 허무하게 골 먹는 상황이 많았다. 운이 없었던 것도 같고. 휴식기 동안 분위기를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정우재의 올 시즌 당면 과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정우재는 "저는 국제 대회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 동계훈련에서 연습경기 뛰어본 게 전부다. 대구에서 나올때도 ACL 때문에 고민이 컸다. ACL에 꼭 나가보고 싶다. 올해 잘해서 다음해에는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 이야기를 하자 눈이 반짝였다. 정우재는 "대표팀은 솔직히 정말 간절하게 가보고 싶다. 더 잘해야 한다. 최근 제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드라마를 쓴 그의 축구인생에 대표팀이라는 하이라이트가 찾아올 수 있게 정우재는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밀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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