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 가락중 펜싱부는 지난달 제50회 전국소년체전을 겸해 열린 회장배 남녀종별 펜싱선수권 여중부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학교측의 반대로 1학년 학생의 출전이 좌절된 가운데, 3명의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쳐 이뤄낸 우승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8일 오후 3시 학운위 결정에 따라 펜싱부의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
Advertisement
학부모들은 운동부 자원 부족이라는 사유에 대해 오히려 "올해 4월부터 펜싱부 입단을 원하는 1학년을 학교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소년체전 참가도 불허해 청소년이 체육활동에 참여할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학생 대비 예산 형평 문제에 대해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펜싱을 하기 위해 입학한 진로와 꿈의 터전인 만큼 학교 예산을 소비하지 않도록 100% 수익자 부담 조치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전체 학생들을 위한 3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기탁했다. 그러나 학교측의 해단 절차는 일사천리 진행중이다. 2021년 4월 교육지원청 장학사와 상의 후 해단 계획을 수립했고 5~6월 운동부 담당교사, 코치, 학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학부모와 학생선수들은 '공정하고 행복한 2020학년도 서울학교운동부 운영매뉴얼'에 있는 해단 절차를 무시하고 학생선수, 학부모의 동의, 학생선수관리위원회의 협의 절차 없이 교장이 일방적으로 해단 건을 학운위에 상정했다는 입장이다.
Advertisement
2005년 창단된 가락중 펜싱부는 서울 시내 유일한 중학생 사브르팀이다. 15년째 면면히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 서지연도 가락중 출신이다. 박천구(국민체육진흥공단)황승민, 김동인 이효빈, 이도훈, 이주은(이상 한체대), 송승헌(동의대) 등 대학, 실업 에이스들도 줄줄이 배출했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열악한 인프라와 엷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속의 '펜싱코리아' 쾌거를 이어온 펜싱계가 느닷없는 중학교 팀 해체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Advertisement
2008년 베이징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레전드' 남현희(대한체육회 이사) 역시 "서울시 유일의 중학교 사브르팀이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며 학교측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어른들은 늘 말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중학교 꿈나무 친구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소년체전이라는 큰 대회에서 우승하며 더 큰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할 것이다. 어리지만 이 친구들도 분명히 안다. 이 길이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어린 친구들이 포기하기도 전에 어른들이 그 길을 막아서는 상황은 부디 만들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이 외롭고 힘들지 않도록, 갈곳이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않도록 속도를 맞춰서 함께 걸어주시고 응원하며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체 위기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좋아하는 운동에만 마음껏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