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십 수년간 앞만 보고 달렸다. 경기장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선수 생활. 하지만 어느새 현역 생활의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도쿄올림픽. 그래서 더욱 간절한 '베테랑' 태극전사들의 여름. 이들은 '해피엔딩'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새 역사 도전, '사격 황제' 진종오
진종오는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04년 아테네대회부터 5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앞선 네 차례 올림픽에서 메달 6개(금4, 은2)를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양궁 김수녕을 넘어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을 쓰게 된다.
그는 "최다 메달과 4회 연속 금메달의 욕심이 없다면 거짓이다. 그런 타이틀을 생각하면 경기를 망칠 것 같다. 욕심을 내려놓고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주 종목이던 50m 권총 경기가 이번엔 없지만, 10m 공기권총도 실탄만 다를 뿐 문제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50m 권총 종목이 폐지됐다. 진종오는 남자 10m 공기권총과 신설된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 출전한다.
진종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그는 한국 선수단 맏형이자 남자팀 주장이다. 진종오는 "나이만큼 어깨가 무겁다. 최연장자로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돌아오겠다. 국가대표로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24년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를 목표로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다 함께 웃자, '양궁 에이스' 오진혁
2012년 런던올림픽의 주역. '양궁 에이스' 오진혁이 9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런던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그 누구보다 단체전에 욕심을 내고 있다. "런던 때 활이 너무 잘 맞았다. 무섭다 싶을 정도였다. 알게 모르게 자신감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면 다 같이 웃을 수 있다. 동생들에게 '단체전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보자'고 말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혼성전이 추가돼 양궁에만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오진혁은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해피엔딩을 꿈꾼다.
그는 "양궁은 내 삶이다.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한다. 어깨가 썩 좋지 않다. 박살나도 괜찮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올 인'"이라며 금빛 마무리를 다짐했다.
막내에서 맏이로, '코트 위 여전사' 김정은
김정은은 무려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는다. 2008년 베이징대회 때 막내, 도쿄올림픽에선 '맏언니'로 동생들을 이끈다.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다.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19위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A조에 묶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한국은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 중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럼에도 전주원 대표팀 감독은 김정은의 코트 위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선발했다. 김정은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악물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정은은 "농구를 하면서 꽤 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올림픽은 그 어떤 대회와도 비교할 수 없다. 2008년 대회는 농구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뛴다. 이번 올림픽도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누가 봐도 '잘 싸웠다'는 말을 듣고 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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