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BO리그는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NC-두산발 리그 중단 사태를 지켜보면서 드는 물음이다. 매년 사건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반성과 자숙을 외쳤지만, 일부 선수들의 일탈과 구단 이기주의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최근 10년 간 프로야구는 '스포츠 사건사고 집합소'였다. 선수 원정 불법 도박, 심판 금전 요구와 구단의 접대, 승부조작, 이면계약, 성추문, 폭행, 구단 직원 횡령과 사설토토 베팅, 금지약물 복용 등 프로스포츠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야구계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우승팀 소속 선수는 마치 저세상 사람인양 행동했다. 이제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선수, 구단에 대한 후속 조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프로야구 전체 구성원들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규정은 흐지부지 됐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던 규정이 아닌, 각 구단의 이해타산에 맞춰 의사결정을 내렸다. KBO나 각 구단이 앞서 정한 규정에 맞춰 이번 사태를 풀어갔다면,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싸늘하진 않았을 것이다. 공정한 운영을 하는 팀이 바보가 되는 웃지 못할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정직해도 비난을 받는 구조가 과연 정당할까. 매년 이들에게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모기업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어쩌면 선수, 구단은 또 시간에서 답을 찾을 것이다. 선수들은 사건사고가 나올 땐 구단 뒤에 숨어 고개를 숙였다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왔다. 팬들은 잘못을 꾸짖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박수치고 응원하며 입장권, 상품을 구매해 선수, 구단을 살찌웠다. 선수들의 부족한 팬서비스, 경기력 저하, 매년 반복되는 사건사고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곧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호성적, 우승, 강팀 타이틀을 갈구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은 없다. 이미 코로나 시대 속에서 프로야구를 향한 관심은 상당히 떨어졌다. 국가적 재난에 아랑곳 않고 일탈을 즐긴 선수 사태에 대한 분노는 엄청났다. 이제 프로야구 인기 추락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반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야구 전성시대를 연 2008년 베이징 때처럼,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 김경문호가 금빛 질주를 펼친다면 여론은 또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 의식개혁, 구단 운영 투명-선진화가 이뤄지지 않는 프로야구 구조와 의식은 국내 다른 프로리그와 비교하면 최하위다. 공정하지 못한 리그에 신뢰와 사랑을 줄 팬은 아무도 없다. 팬 없는 프로야구는 공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KBO리그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면, 프로야구가 없어져도 아쉬워할 이는 아무도 없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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