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쉽지만, 그게 '삶' 아닐까요."
돌아서는 뒷모습까지 쓸쓸하지는 않았다. 김우진(29)의 '길었던'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우진은 31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양궁장에서 열린 탕치춘(대만)과의 도쿄올림픽 남자양궁 개인전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4대6(28-28, 27-29, 28-27, 28-28, 27-28)으로 패했다.
경기 뒤 김우진은 "충격인가요. 그렇게 속상한 단어를 쓰시면 저도 슬프다.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충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준비한 것을 다 펼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경기는 다 끝났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 기분은 괜찮다"고 입을 뗐다.
기대가 컸다. 김우진의 실력에 물음표는 없다. 그는 줄곧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2009년 대표팀에 혜성처럼 등장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거머쥐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10년 넘게 에이스의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태극마크 선발전에서 2연속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실력자다.
올림픽 무대는 어려웠다. 그는 2016년 리우에서 32강 조기 탈락했다. 이번에는 8강. 마지막 세트에서 8-9-10을 쏘며 흔들렸다. 그는 "제가 쏜 8점이다. 제 손에서 떠난 활이다. 오전에 경기를 잘 한 것이고, 오후에 잘하지 못한 것이다. 잘못 쏜 것은 잘못 쏜 것이고, 잘 쏜 것은 잘 쏜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김우진의 도쿄올림픽은 여기서 막을 내렸지만, 그의 인생은 계속된다. 김우진은 "앞의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갔기에 부담감이 있지는 않았다. 더 이상 활이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쐈다. 마지막까지 다 쏜 것이다. 이제는 돌아가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 3년 뒤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올해 말 결혼한다. 김우진은 "올림픽 때문에 그렇게 잡았다. 양궁 선수들은 그 시기에 많이 한다. 단체전에서는 영광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할 말이 있다. 개인전은 아쉽지만 그게 삶이 아닐까요"라며 웃었다.
이어 "사건사고, 우여곡절 끝 올림픽에 참가해 영광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힘드신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경기를 보여드려 다행이다. 한국은 많이 덥다고 들었다. 아직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많이 남았다. 보시면서 시원한 감정 느끼시길 바란다. 사실 리우 이후에 한국의 양궁이 약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평가를 다 뒤엎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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