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부처는 흔들림이 없었다.
송구 실책으로 무사 3루. 벼랑 끝 위기에 몰렸지만 그의 표정에는 미동도 없었다.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가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1시리즈.
1-3으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1루주자를 묶기 위한 견제가 악송구가 되며 뒤로 멀리 빠졌다. 1루주자 메히아가 3루까지 내달렸다. 무사 3루.
2회부터 7이닝을 무득점 중이었던 타선의 힘을 감안할 때 추가 실점은 곧 패배 확정이었다.
내야진이 극단적 전진 수비로 승부를 걸었다. 모든 운명이 마운드에 선 맏형 오승환의 어깨에 내려 앉았다.
큰 형님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 하나의 높은 공도 던지지 않았다. 낮은 공으로 발레리오와 구즈만을 잇달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전진수비 중이던 오지환의 글러브에 쏙 들어갔다. 3루주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던 타구. 결국 오승환은 페레즈 마저 1루 땅볼로 유도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극도의 부담감 속에 도미니카공화국 투수들에게 꽁꽁 눌리던 타자들. 맏형의 힘으로 상대 빅찬스가 무산되는 순간, 덕아웃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가 감돌았다.
대타 최주환이 햄스트링 통증에도 불구, 2루 땅볼을 날린 뒤 전력질주 해 물꼬를 텄다. 박해민의 적시타와 강백호의 동점타, 그리고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가 차례로 이어졌다.
기적 같았던 9회말 3득점 역전 드라마. 그 배경에는 흔들림 없는 차분함으로 상대 타선의 추가점을 막은 맏형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이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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