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본 열도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 애칭)이 패자부활전으로 굴러 떨어질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일본은 2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가진 미국과의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2시리즈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7대6으로 이겼다. 예선 A조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를 연파하며 1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일본은 빅리그 출신 노장과 마이너리거,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한 수 아래 정도로 여겼던 미국을 상대로 시종일관 끌려가다 9회말 동점을 만들고, 연장 10회말 승부치기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 일본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이스라엘전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이 미국을 잡으면 준결승에서 한-일전이 성사된다'고 전했다. NPB 출신으로 현재 유투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요하라 가즈히로는 미국전을 앞두고 '일본 야구가 격의 차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미국전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녹아웃 스테이지 첫판부터 이런 꿈은 산산조각 났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이글스)가 4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불펜도 미국의 장타력을 버텨내지 못했다. 타선이 그나마 활발히 움직이며 추격전을 펼쳐 결국 패배는 면했지만, 피로도가 극심했다.
이번 대회는 5번의 한-일전이 펼쳐진 200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연상될 정도로 복잡하게 짜였다. 예선 1위팀은 2, 3위에 비해 1~2일 휴식을 취하는 여유로운 경기 일정 속에 경기 할 수 있었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패해도 다시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예선에서 전패를 해도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하고, 패자부활전까지 치러야 탈락이 결정되는 구조. 다만 예선 2, 3위팀이 패자부활전으로 갈수록 매일 경기를 치르면서 전력을 소모하는 형태다. 투수력이 강한 개최국 일본이 최대한 유리한 일정 속에 금메달을 따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이 뒤따랐다. 미국전에서 패했다면 자신들이 짠 덫에 걸릴 수도 있었다.
이로써 준결승전은 한-일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미국전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둔 일본의 전략, 이를 지켜본 김경문 감독의 전략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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