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말그대로 '리얼 예능의 늪'이다.
출연하지 않았다면 입에 오르내릴 소재도 되지 않았을 테지만 이미 출연한 다음이라 주워담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시에는 논란을 예상하기 힘들었겠지만 좀 더 진중한 행보가 아쉽다.
지난달 28일 23세 연하의 여자친구와 결혼을 발표한 방송인 박수홍은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지난 4월 친형과의 갈등 상황이 알려지면서 '미우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연인과 4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고 밝히면서 연인이 있는 상황에서 솔로인척 '미우새'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수홍은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8년 12월 소개로 만나 변한 해의 수가 4년이지만, 디데이로 보면 972일 2년 7개월이다"라며 "아내와는 2020년부터 진지하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나누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수홍이 꽤 오랜 기간 '미우새'에 등장한 것으로 보면 이같은 해명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배우 김용건도 구설에 올랐다. 39세 연하의 여성 A씨가 낙태강요미수죄로 김용건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 김용건은 A씨와 2008년에 만나 13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고 지난 4월 A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됐다.
그런데 김용건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MBN '우리 다시 사랑했을까3-뜻밖의 커플'(이하 우다사3)에 출연했다. 싱글이 된 중년 남녀의 커플 스토리를 다른 '우다사3'에서 김용건은 황신혜와 커플이 됐고, 실제로 핑크빛 분위기를 풍기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당시 김용건은 A와 연인관계였다는 말이 된다.
물론 이들의 행보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의적으로는 시청자를 기망한 일이 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도는 '예능은 모두 대본'이라는 말이 진실이 됐기 때문이다.
'진정성'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청자들에게는 중요한 요소지만 제작진에게는 그렇지 않다. 제작진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흥미와 재미다. 그것만 충족된다면 진정성이 없더라도 시청률은 오르기 때문이다.
논란이 생기면 책임을 회피하기도 좋다. 연예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제작진들이 "사생활 부분은 제작진이 거짓말이라고 확실히 판단하기 전까지는 연예인의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논란이 생기면 '우리도 몰랐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다.
숱하게 많은 리얼 버라이어티들이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본에 의한 리얼'을 추구했지만 아직도 시청자들은 '진정성'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리얼버라이어티에 빠져들기 전에 '예능은 대본'이라는 말을 한 번씩은 되뇌야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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